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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골프대회]함께한 엘롯기, 내년엔 약진하자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11-30 16:21


◇야구인 골프대회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한 KIA 김기태 감독, LG 양상문 감독, 롯데 조원우 감독. 이들은 이날 동반라운드로 내년 선전을 다짐했다. 춘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30일 춘천 라데나골프클럽에서 열린 제34회 야구인골프대회 7조는 특별했다. 양상문 LG감독, 조원우 롯데감독, 김기태 KIA감독이 동반 라운드를 했다. 이른바 '엘롯기(LG-롯데-KIA)' 동맹. 같이 언급되는 것이 결코 달갑지 만은 않지만 이날은 의기투합 자리였다.

엘롯기, 전국구 인기구단이지만 지난 수년간 나란히 시원스런 성적을 올린 적이 없다. 개인적 인연은 양 감독이 조 감독의 고교(부산고)-대학(고려대) 10년 선배 정도. 세 감독은 라운드 내내 서로를 존중했다. 골프 스타일은 제각각 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야구인골프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초절정 고수다. 평소 70대 초중반을 친다. 이날 양 감독은 80타를 쳤다. 경기 전반엔 안개가 플레이에 지장을 줬지만 양 감독의 샷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골프 문외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집중적으로 연습을 했다. 짧은 야인생활 동안 골프에 입문했다. 김 감독은 "레슨을 제대로 받지 않다보니 샷이 왔다갔다 한다. 임팩트 위주로 샷을 하는데 부족함이 많다"고 말한다. 이날 김 감독은 티샷 난조로 다소 애를 먹었다. 조원우 감독도 보기플레이어(18홀 90타) 수준.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고수답게 양 감독이 가장 멀리 친다. 김 감독은 제대로 맞으면 굉장한 장타지만 정확도까지 완벽하진 않았다. 조 감독이 몇번 깜짝놀랄만한 장타를 날리자 김 감독은 "선수 때와는 다른 모습"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김 감독은 홈런타자였고, 조 감독은 교타자였다. 하지만 최장타는 수십년 방망이를 휘두른 둘보다 투수인 양 감독이었다. 양 감독은 250m를 넘나드는 장타를 펑펑 날려댔다.

그늘집(골프 코스내 식음료 매장)에서 자연스럽게 FA얘기가 오갔다. 롯데는 윤길현을 38억원에 잡았고, 야구인 골프대회 도중 4년 60억원에 손승락 영입을 알렸다. LG는 포수 정상호를 영입해 허약한 포지션을 보강했고, KIA도 막판까지 전력보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선배인 양 감독은 "내년에는 우리 세팀이 포스트시즌에 동반 진출했으면 좋겠다. 전체적으로 전력보강과 겨울훈련에 매진하면 좋은 결실을 맺을 듯 하다"며 덕담을 건넸다.

김 감독은 신임 조 감독을 향해 "내년 경기를 치르다 보면 머리 아픈 일이 많아질 것이다. 지금이 제일 행복한 때"라고 했다. 이에 조 감독은 "FA와 내년 전력보강, 훈련스케줄 등을 떠올리면 지금도 행복하진 않다. 벌써 흰머리가 늘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올시즌 LG는 9위, 롯데는 8위, KIA는 7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8년만의 동반 비극이었다. 내년 엘롯기가 선전하면 사상 첫 800만관중 돌파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춘천=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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