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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하면 한국 프로야구 야수 출신으로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리거가 된다.
박병호는 과연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받게 될까.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박병호와 비슷한 절차를 밟고 메이저리그에 들어선 다른 사례를 살펴보면 대략적인 윤곽은 잡아볼 수 있다.
지난해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투자한 포스팅 금액은 500만2015달러였고, 4년 1100만달러에 계약했다. 세부적으로는 4년간 책정된 연봉이 250만달러, 250만달러, 275만달러, 300만달러이고, 5년째인 2019년에는 연봉 550만달러에 구단 옵션이 설정돼 피츠버그가 옵션을 포기하면 25만달러의 바이아웃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즉 4년 동안 보장된 금액은 1100만달러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강정호가 올시즌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 60득점을 올리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그 효과가 박병호의 몸값에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현지에서는 '박병호의 KBO 리그 성적이 MLB에서도 이어질 수 있느냐'고 하지만, 강정호 활약 덕분에 그런 의심은 많이 누그러진 분위기다.
15년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스즈키 이치로의 사례를 보자. 2000년 11월 시애틀 매리너스가 적어낸 이치로의 포스팅 금액은 1312만5000달러였다. 그리고 이치로와 3년 1400만달러에 계약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은 약 200만달러였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천재로 통했던 이치로에 대한 시애틀 구단의 기대치가 엿보였던 몸값. 당시 이치로의 포스팅 금액과 몸값 수준을 현재의 박병호에 대입하면 3년간 1300만달러 이상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 부분에서도 미네소타의 기대치가 어느정도 담기느냐가 관건이다.
2003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마쓰이 히데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마쓰이는 2002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섰다. 메이저리그 구단들 입장에서는 포스팅 금액 부담이 없으니 좀더 후한 대우를 해줄 수 있었다. 마쓰이는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양키스와 3년 2100만달러에 계약했다. 연봉은 각각 600만, 700만, 800만달러로 책정됐고, 매시즌 성적에 따라 50만달러를 추가로 받는다는 보너스 조항도 있었다. 여기에 특별했던 것은 3년의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마쓰이에게 FA 신분을 부여한다는 조항. 메이저리그 진출 3년만에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 당시에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양키스에서 3년 연속 100타점 이상을 때린 마쓰이는 결국 FA 자격을 얻어 4년 520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마쓰이는 아시아 거포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를 두드렸다는 점에서 박병호와도 관련이 있다. 진출 절차는 다르지만 미네소타가 박병호를 향해 중심타자의 모습을 기대한다면, 마쓰이의 사례가 참고가 될 수 있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신분이 보장된다면 금액 부분에서는 크게 욕심을 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포스팅 금액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의 연봉은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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