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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가 미국 출신 지도자 3명을 영입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AFPBBNews = News1, 넥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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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가 미국 출신 3명의 지도자를 한꺼번에 영입하는 파격 조치를 취했다. 그 동안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 메이저리그식 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히어로즈는 어떤 효과를 노리고 있을까.
히어로즈는 4일 1군과 퓨처스팀(2군), 육성팀(3군)의 코치진 보직을 확정해 발표했다. 1군은 큰 변화가 없지만, 퓨처스팀, 육성군은 전면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무엇보다 외국인 지도자를 3명이나 영입한 것이 눈에 띈다. 당장 2군 감독 역할을 하는 필드 코디네이터가 양키스 외야수 출신으로 우승 반지를 낀 쉐인 스펜서(43)다. 그는 양키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메츠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 7시즌 동안 538경기 타율 2할6푼2리에 59홈런 242타점을 올렸다. 이후 2005~2006년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었고, 지도자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싱글A팀에서 타격 코치를 했다.
국내 야구 팬들에게 친숙한 브랜든 나이트(40)는 투수 코디네이터라는 직함을 팠다. 그는 2009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해 2011년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삼성 시절 무릎 부상에 시달려 구위가 떨어졌지만, 목동을 홈으로 쓰면서는 밴헤켄이 오기 전까지 에이스 노릇을 하며 2012년 16승(4패), 2013년 12승(10패)을 기록했다. 특히 우타자 몸쪽으로 싱커를 완벽하게 뿌리며 2012년 리그 최다 이닝(208⅔이닝) 투수이자 가장 강력한 외국인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뛰어난 기량뿐만 아니라 남다른 인성으로 '신사'라고 불렸던 선수다.
지난해 고양원더스에서 활약했던 데럴 마데이(30)도 투수 인스트럭터로 젊은 선수들의 기술 향상을 돕는다. 마이너리그 통산 211경기에서 42승45패 29세이브, 3.8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그는 원더스에서 혹사 논란에 시달리며 현역 유니폼을 벗은 뒤 최근까지 베이스볼 아카데미에서 인스트럭터로 활동했다. 넥센 관계자는 "마데이가 KBO리그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만큼 피칭 메카니즘, 웨이트 방법 등의 노하우를 전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장석 대표는 "우리 구단은 이미 2년 전부터 퓨처스팀인 화성 히어로즈를 독립된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시스템 체계성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메이저리그 팜 시스템에 기반을 둔 넥센만의 전략 육성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형식적인 2,3군이 아니라 제대로 선수를 키워보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천정부지로 치솟는 선수의 몸값을 감당하는 것보다 키워서 쓰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합리작인 판단도 크게 작용했다.
그런데 사실 이 같은 결정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언어 장벽에 따른 소통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어로즈 관계자는 이를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소통이 더 잘될 것이다. 토종 선수들의 경우 3년 차이만 나도 대화가 쉽지 않은데, 외국인 선수들은 허물 없이 얘기 한다. 유망주들이 외국인 코치들과 편하게 대화하고 어려운 부분은 함께 해결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이트의 경우 현역 시절 국내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많이 했다.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 격한 토론을 하는 등 진심을 보였다"며 "학연 지연이 없다. 야구 1등인 미국에서 배운 철학을 어린 선수들에게 심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 더 '기본'을 정립하는 데 이들 3명의 지도자가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아마시절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한 선수들은 부족한 부분이 한 두개가 아니다. 포구, 송구 등 미국에서 뛰는 선수들 것과 다른 것이 많다. 이 관계자도 "포수의 경우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등을 새로 익힐 것이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보스턴의 훈련 방법만 봐도 우리가 무엇을 잘못 가르치고, 배우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구단은 외인 지도자 영입에 그치지 않고 유망주들의 스탯을 관리하기 위해 통계 전문가 2명을 고용해 쓰고 있다. 당장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도 우리 만의 시스템을 정착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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