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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롯데 개혁핵심 오고싶은 팀으로의 변신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11-04 09:10


최근 몇 년간 롯데는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가을야구는 못했고, 내부 구성원의 알력이 밖으로 노출됐다. 올해는 최종적으로 실패한 시즌이다. 모처럼 3명의 알짜용병을 영입하고, 기대 이상의 5위싸움도 한때 했지만 뭔가 맥빠진 듯한 롯데야구 특유의 아쉬움을 털어내지 못했다. 조원우 신임감독을 깜짝 영입한 배경엔 장기적으로 팀을 바꿔보겠다는 수뇌부의 뜻이 투영됐다.


지난달 16일 오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조원우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취임식에서 조원우 감독이 이창원 대표이사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감독선임은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개혁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6 롯데개혁 핵심은 선수들이 '오고싶어하는 팀'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롯데는 선수들에게 인기 팀이 아니다. 기피 팀에 가깝다. 최근 손아섭과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포스팅에 임하고 있는 손아섭과 황재균에게서 롯데 관계자들은 팀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쉽게 찾지 못한 표정이다. 아쉽겠지만 현실이다. 코칭스태프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동료들과의 의기투합이 부족했거나 프런트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롯데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여기는 부분이 제일 크겠지만 여기엔 입장차가 존재한다.

장원준은 지난해말 FA로 롯데를 떠났다. 롯데는 장원준이 두산과 4년간 84억원에 계약발표를 하자 자신들은 88억원을 제시했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이례적이다. 장원준의 이면계약, 거액 6년 계약설이 나돌았지만 오히려 '얼마나 있기 싫었으면 4억원이라는 큰 돈을 마다하고 떠났을까'라는 차가운 시선이 롯데를 향했다. 장원준은 FA첫해에 팀의 에이스로 한국시리즈 선발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던 본인의지는 객관적으로봐도 성공작이다. 1차 FA계약때 손해본 4억원은 3년뒤 2차 FA계약에서 충분히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사는 모습은 흡사하다. 프로야구 구단도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다. 인재를 모으려면 통큰 투자와 훌륭한 기업 마인드가 필요하다. 좋은 대우(연봉)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다. 더불어 기업이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으면 구성원의 열정을 100% 이끌어 낼 수 있다. 여기에 한솥밥을 먹는 이들 사이에 신뢰와 배려가 있다면 100점짜리다.

롯데는 예전부터 '짠돌이' 이미지가 강했다. 삼성이나 LG, SK처럼 과감한 투자는 부족했다. 최근 들어 많이 개선됐지만 한번 각인된 이미지는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쓸 돈은 쓰지만 늘 인색하다는 평가다. 타팀 100원 쓸때 99원 쓰고 욕먹는 형국이다. 또 경직된 팀 문화는 쉽사리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발전적이고 혁신적인 안건이나 시도가 외면받는 구조로 변질될 여지가 있다. 이래선 선수 뿐만 아니라 프런트에서도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점점 선수들이 팀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FA와 포스팅 기회가 더 많아지고 있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팀이 강해지는 이유는 이미 그곳에 터를 잡고 있는 다른 선수들의 자긍심까지 높여주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떠나는 팀은 남은 선수들을 더 비참하게 만든다. 척박한 환경에 남겨진 자의 심정은 더 복잡해진다.

예전과 달리 훈련이 많다고 해서 선수들이 기피하진 않는다. 더 많은 땀을 흘려 성적을 내면 연봉인상과 메리트 획득, 보너스, 나아가 FA대박으로 이어진다. 기준없고 의미없는 반복훈련만 아니라면 요즘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기량발전에 열정을 쏟는다. 이를 가능케 하는 근본은 코칭스태프와 선수, 구단의 소통이다. 소통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믿음도 사라진다. 인생사 별반 다르지 않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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