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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포기' 한화, 어떤 선택이 최선일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11-02 18:42


한화 이글스가 2016시즌 폭스와 재계약 하지 않는다는 내부 결정을 내렸다. 비록 폭스가 시즌 막판 포수로 변신해 팀에 기여한 부분이 있지만, 풀타임 시즌을 치르기에는 몸상태나 실력 면에서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2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NC는 5연승을 기록 중이며 한화는 2연패에 빠져있다.
초반부터 많은 점수 차이로 경기를 끌려가자 답답한 듯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김성근 감독.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18
이제 한화는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찾아야 한다. 2015시즌의 '외인타자 대실패 사태'를 반복해선 안된다. 올해 한화는 나이저 모건과 계약했다가 조기 퇴출한 뒤 폭스를 데려왔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두 명이 합쳐 겨우 48경기에서 7홈런(모건 0홈런) 39안타(모건 9안타) 30타점(모건 5타점)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올해 최고 외인타자인 NC 테임즈 혼자 달성한 기록(142경기 180안타 47홈런 140타점)의 20%에도 못 미치는 팀 기여도였다. 테임즈 성적의 반만이라도 달성한 외인타자가 있었다면 올해 한화의 팀 순위도 달라질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어떤 유형의 타자를 영입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까. 기본적으로 외인타자는 공격과 수비에서 팀 전력의 부족한 면을 채워줘야 한다. 무엇보다 한 시즌을 건강하게 풀타임으로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2015시즌 한화는 이런 선택을 올바르게 하지 못했다. 결국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한화와 삼성의 2015 KBO 리그 경기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3회말 무사 한화 폭스가 삼성 차우찬의 투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조인성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폭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9.29/
일단 한화의 현재 수비 포지션을 분석해보면 내야수보다는 외야수가 적합하다. 내야는 전 포지션이 포화상태다. 1루수로는 김태균이 있고, 김경언이 백업 가능하다. 2루는 국가대표 주장 정근우가 주인이다. 유격수는 강경학이 올해 입지를 굳혔고, 군복무에서 제대한 하주석이 경쟁자로 등장했다. 3루는 김회성과 주현상 신성현에 재활 중인 송광민까지 경쟁 체재가 치열하다.

때문에 외야 요원이 현실적으로 조금 더 한화에 도움이 된다. 한화 외야는 기본적을 중견수 이용규에 코너 외야수로 김경언 최진행이 있고, 백업으로 이성열과 이종환 박노민 등이 있다. 그러나 수비력 측면에서 최진행과 다른 백업 요원은 지명타자나 대타로 활용하는 편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선수 기용 특성을 감안하면 고정적인 수비 위치를 지닌 선수가 아닌 '멀티 요원'이 낙점될 확률이 상당히 크다. 경기 상황에 따라 빈번하게 수비 위치 이동과 대타 기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외야 뿐만 아니라 내야 경험이 있는 선수가 더 적합하다. 폭스 역시 이런 요인때문에 선택된 케이스다.

그런데 수비력 보다 정말로 한화에 필요한 선수는 장거리 타자다. 구체적으로 25홈런 이상을 쳐줄 수 있는 거포가 절실하다. 올해 한화는 팀 홈런(130개)이 리그 8위였다. 팀 장타율(0.404) 역시 리그 7위로 좋지 않았다. 김태균이 팀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는데, 21개에 그쳤다. 2위는 최진행(18개)이었다.

정리하면, 중심타선에서 25홈런 이상을 쳐줄 수 있는 내·외야가 모두 가능한 타자가 한화에 가장 필요한 유형의 외국인 타자라고 정리된다. 차선책은 외야 수비가 안정적인 거포다. 그러나 이런 타자들은 단순히 많은 돈을 지불한다고 해서 영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현역 메이저리그 출신의 고액 연봉 타자들도 실패할 수 있다. 반면 NC 테임즈나 삼성 나바로는 애초 기대치를 훨씬 능가하는 성공을 거뒀다. 결국 관건은 한화 스카우트팀의 '정확한 분석력'에 달렸다. 한화의 팀 특성에 부합할 수 있는 실력과 캐릭터를 지닌 선수를 찾아야 한다. 과연 한화가 이번에는 제대로 된 '옥석'을 고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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