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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우승과 창단 첫 9위. 잠실구장을 공동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두산과 LG가 받은 성적표입니다. 두산이 14년 만에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한 반면 LG는 1994년 두 번째 우승 이후 21년 동안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정규시즌 행보도 상이했습니다.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대패나 역전패한 다음 경기에 훌훌 털고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날의 부진한 경기 흐름이 다음날까지 여파를 미치지 않았습니다. 한국시리즈를 포함한 포스트시즌에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5월 3일 5연패로 9위로 추락한 LG는 7월 14일 단 하루를 제외하면 정규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붙박이 9위'였습니다. LG가 9위 이하의 성적을 찍은 것은 2015년이 처음입니다. 신생팀 kt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최하위입니다.
두산은 베테랑에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홍성흔은 포스트시즌에서 주로 벤치에 머물렀습니다. 두산의 라인업은 젊었습니다. LG는 철저히 베테랑에만 기댔습니다. 베테랑의 부상과 부진에도 불구하고 당일 컨디션보다는 이름값에 의존했습니다. LG에서 젊은 선수들이 선발 라인업에 본격 등장한 것은 시즌 후반 가을야구가 사실상 좌절된 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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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양의지, 정수빈의 부상 투혼으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LG는 정규시즌 도중 정찬헌, 정성훈이 음주 운전이 적발되어 시즌 아웃되었습니다.
두산은 여름 이후 마무리 투수로 안착한 이현승이 한국시리즈까지 치러내 뒷문이 단단해졌습니다. 두산은 내년 이현승을 중심으로 필승계투조를 구성하면 됩니다. LG는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시달린 마무리 봉중근이 시즌 막판 선발 투수 전업을 선언했습니다. LG는 마무리 투수를 비롯한 필승계투조를 완전히 새롭게 짜야 합니다.
두산은 거포보다는 타격이 정교하고 발이 빠른 야수들을 꾸준히 육성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규모가 큰 잠실구장에 어울리는 팀 컬러를 장기간 준비해온 성과입니다. LG는 거포 유망주들을 스카우트했지만 육성에 성공한 사례를 남기지 못했습니다. 두산의 우승으로 인해 LG는 잠실구장 탓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젊은 야수층이 두터운 두산은 향후 '왕조'를 구축하는 것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두산의 미래가 밝다는 전망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것입니다. 반면 LG의 세대교체는 미완입니다. 당장 내년 주전 야수들이 어떻게 구성될지도 알 수 없어 전망이 결코 밝지 않습니다. '잠실 라이벌'이라는 단어가 무색했던 2015년을 보낸 양 팀의 성적이 2016년에는 어쩔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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