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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와 이대호,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의 동반자이자 경쟁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생각지 못했던 변수 하나가 있다. 바로 일본 무대를 정복한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다. 이대호가 소속팀의 재팬시리즈 2연패를 이끈 뒤 FA 자격을 얻으며 미국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와 1년 더 옵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지만 본인 선택에 따라 FA 자격을 얻을 수도 있다. 일찌감치 에이전트를 선임하는 등 조심스럽게 미국 진출에 대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진출은 나의 꿈"이라는 묘한 뉘앙스의 말로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 현지에서도 1일(한국시각) 이대호의 메이저리그행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왜 변수가 될 수 있느냐, 두 사람의 공통점 때문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다. 두 사람 모두 장타력과 컨택트 능력을 겸비했다. 그리고 수비 주포지션도 1루다. 거포 1루수나 지명타자감을 찾는 팀들의 영입 선상에 두 사람이 겹칠 수 있다. 경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수비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두 사람 모두 괜찮은 1루 수비능력을 갖고있다. 공교롭게도 비상시 3루까지 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몸은 크지만, 야구 센스가 워낙 특출난 선수들이라 큰 문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주루는 박병호가 많이 앞선다. 이대호의 가장 큰 약점이다. 아시아권이라면 이대호의 방망이 능력만을 믿고 투자를 할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는 더 다양한 부분에서의 능력을 원한다. 반면, 박병호는 큰 덩치에도 잘 뛴다. 2012 시즌 20도루까지 기록했고, 올해도 10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이대호가 앞서는 부분들도 많다. 먼저 일본 무대 평정을 통해 더 신뢰감 있는 검증을 마쳤다는 점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아쉬운 얘기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에서는 국내 프로야구보다 일본 프로야구를 더 높이 평가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한국, 일본 양국 프로리그에서 모두 성공 신화를 쓴 이대호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이유. 그리고 연봉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하면 박병호와 비교해 포스팅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만약, 박병호에게 포스팅 비용으로 쓸 2000만달러를 쓰지 않고 이대호에게 조금 더 많은 연봉을 안기며 비슷한 효과가 나온다고 치면 메이저리그 구단들 입장에서는 FA 선수에게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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