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대구 시민야구장은 기념의 장이 됐었다.
그런데 넥센은 이날 예년과 마찬가지의 평범한 홈경기 종료 이벤트를 준비했다. 경기 종료후 야구장을 개방해 모든 관중이 들어와서 선수들과 추억을 쌓게 했다. 시구도 넥센의 열혈팬인 세계지리 강사 박대훈씨(45)가 했다. 목동구장을 추억하는 행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비록 8년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넥센이 터를 잡고 커왔던 곳이기에 삼성처럼 뜻깊게 목동구장과 이별을 하고 한국 최초의 돔구장으로 이사를 하면 좋으련만 넥센은 그런 감상에 젖을 수가 없다.
모기업이 없는 넥센은 다양한 스폰서를 유치해 구단을 운영한다. 열심히 마케팅을 하지만 그런데도 매년 적자다. 그런 상황에서 운영비가 얼마가 될지 모르는 고척 스카이돔으로 가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서울시와 협상을 하고 있지만 넥센이 원했던 운영권을 얻지 못했다. 서울시는 2년간 광고권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했지만 2년 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 목동구장은 이미 내년부터 아마야구를 하기로 돼 빼앗겼고, 스카이돔에서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게다가 아직도 서울시와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 들어갈 집과 계약을 하지도 않았기에 지금 사는 집과 이별이라고 할 수도 없다.
다행히 이날 목동구장은 올시즌 8번째로 매진을 기록했다. 넥센은 이날 삼성에 0대1로 패했지만 넥센 팬들은 3루측 내야석을 가득 메우고 핑크색 막대풍선을 끝까지 두들기며 선수들에게 힘을 보냈다.
목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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