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프로야구 최고 감동은 암투병을 끝내고 그라운드로 복귀한 정현석(31)이었다. 원정경기였다. 상대팀 SK는 전광판에 큼지막하게 '정현석 선수의 건강한 복귀를 축하합니다'라는 글귀를 띄웠다. 홈팀, 원정팀 응원단은 하나가 돼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정현석은 7회 첫타석에서 우전안타, 9회 2사 3루에선 중전 적시타로 화답했다. 멋진 펜스플레이 수비장면도 보여줬다. 344일만의 1군출전이었다.
얼마전 한화그룹의 CF '나는 불꽃이다'에 정현석이 유니폼을 받아드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열정을 노래하는 한화팬편, 노익장의 투혼을 뽐내는 김성근 감독편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그날밤 정현석은 정말 불꽃이 돼 팬들에게 돌아왔다.
|
NC선수단은 원종현의 쾌유를 기원하며 모자와 헬멧에 '155' 숫자를 새기고 올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시속 155㎞ 강속구를 뿌렸던 원종현이다. 그의 피칭을 하루빨리 보고싶고, 마음으로나마 함께하겠다는 의지표현이다.
|
사실 김성근 감독이야말로 원조 '불꽃 남'이다. 1998년 쌍방울 사령탑 시절 신장암 수술을 했다. 수술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며칠 뒤 아무렇지도 않게 덕아웃을 지켰다. 김 감독은 "야구를 다시 하겠다는 의지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정현석 역시 모두의 예상보다 빨리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다시 팬들의 함성을 듣고 싶다는 일념이 그를 단련시켰다.
|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