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후반기 KBO리그 판도에 영향을 미칠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집중력'을 꼽았다. 적은 경기수와 불규칙한 일정, 게다가 한층 치열해지는 순위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는 팀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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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15 프로야구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중에 실책을 범한 주현상이 김성근 감독의 펑고를 받고 있다.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7.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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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집중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갈수록 '한 번의 실수'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경향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집중력을 유지하라는 것은 불필요한 실수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KBO리그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실책이 많은 팀이 바로 한화다. 한화는 23일까지 86경기를 치르는 와중에 총 80개의 실책을 범했다. 거의 경기당 1개 꼴이다. 압도적인 리그 1위 기록. 두 번째로 실책이 많은 팀은 롯데 자이언츠인데, 실책수는 76개지만 이건 88경기에서 나온 숫자다. 비율 면에서 한화를 넘어설 순 없다.
반갑지 않은 '1위'다. 실책은 해당 경기의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향후 팀 분위기와 전력에도 은근한 데미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더구나 1승이 아쉬운 후반기 상황을 고려하면 실책으로 인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는 것은 '-1승' 이상으로 뼈아프다. 그래서 실책은 무조건 줄여야 한다.
현재 한화 팀내에서 실책 1위는 베테랑 전천후 내야수 권용관이다. 내야 거의 전포지션을 소화하는 권용관은 올해 한화 내야진의 백업으로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대수비나 대타, 대주자 또는 선발까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한 곳에는 언제든 나왔다. 하지만 이러다보니 집중력을 온전히 유지하는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타율도 2할1푼6리에 그치고 있고, 실책도 11번이나 했다. 많은 경기에서 안정된 수비를 보여줬지만, 누구보다 치명적인 실책도 많이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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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2015 프로야구 경기가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1루 NC 이종욱 타석. 1루대주자 최재원이 2루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포수의 송구실책으로 최재원은 3루까지 진루했다. 한화는 선발투수로 7승 2패 방어율 4.55의 안영명을 내세웠다. NC에서는 3승 2패 방어율 3.88의 이태양이 선발 등판했다. 창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6.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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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온 강경학이다. 역시 마찬가지로 권용관과 같은 내야수. 빈번하게 타구를 처리해야 하는 위치인 만큼 실책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총 10개를 했다. 그 다음으로는 베테랑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가 8개이고, '뉴페이스' 주현상이 7개로 뒤를 따른다. 5위는 재활중인 대형 3루수 김회성(6개)이다.
공교롭게도 한화 팀내 실책 순위에서 톱 5가 모두 내야수들이다. 이런 현상은 사실 다른 팀도 비슷하다. 아무래도 가장 빈번하게 타구 처리를 해야하는 만큼 실책의 가능성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한화 내야진이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게 있다. 실책은 어떤 이유로든 미화될 수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무수히 많은 타구 처리 훈련을 하는 이유는 실책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한화는 특히 더 했다. 김성근 감독이 직접 펑고 배트를 쥐고, '지옥의 펑고'를 쳐줬다. 그 시간을 떠올린다면 지금의 결과는 너무나 부끄러운 현실이다. 게다가 이렇게 계속 늘어나는 실책은 이제 리그 후반기에는 팀에 점점 더 치명적이 될 수 있다. 마치 스스로 '자폭 버튼'을 누르는 일과 같다. 때문에 후반기 남은 경기에서 한화는 더 이상의 실책을 반복하면 안된다. 완전히 없앨 수는 없더라도 전반기만큼은 곤란하다. 그렇지 않으면 순위 싸움에서 제 자리를 지킬수조차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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