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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KIA 타이거즈, 8위 롯데 자이언츠, 9위 LG 트윈스. 7위부터 9위까지 20일 현재 2게임차로 붙어있다. KBO리그 최고 인기팀, 최고 관중동원력을 자랑하는 세 팀이 7~9위로 후반기를 시작했다. 최근 몇 년 간 상하위에 포진했던 세 팀이 올해 나란히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이른바 '엘롯기 동맹'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도 바라지 않았던 '엘롯기 동맹'의 재출현이다.
그렇다면, '엘롯기 동맹'의 해체는 후반기에 가능할까.
상위권 도약이 현실적으로 어렵더라고 해도, 이들이 선전해야 KBO리그가 산다. 순위싸움이 더 흥미로워지고, 리그 전체 흥행 부진도 만회가 가능하다. 세 팀이 갖고 있는 반전의 시나리오, 바라는 그림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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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버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타이거즈 선발진 구상이 무너졌다. 지난 6월 26일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⅔이닝 1안타, 4볼넷, 2실점한 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험버는 다시 기회를 잡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고민이 깊어지면서 퇴출 겨정이 늦어졌다.
KIA는 양현종, 조쉬 스틴슨에 에반 믹이 함께하는 견고한 1~3선발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최근 한달 간 최고의 활약을 했던 임준혁까지 가세하면 막강 선발진을 구축하게 된다. 시즌 내내 침체가 이어진 타선의 부활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마운드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데, 새 외국인 투수가 중심에 있다.
롯데는 전반기 종료 직후에 염종석 투수 코치를 내리고 주형광 3군 투수 코치를 1군으로 불러올렸다. 또 서한규 수비 코치, 김대익 주루 코치가 1군에 합류했다. 코칭스태프 교체의 핵은 투수 코치다. 만성적인 마운드 문제를 뚝딱 해결할 요술 방망이는 없다. 급한대로 분위기 쇄신을 노린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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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팀 타율이 2할7푼5리인데, 득점권 타율이 2할3푼3리다. LG는 KBO리그 10개 팀 중 득점권 타율 꼴찌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려 온 KIA보다 더 좋은 공격력을 갖고 있지만 찬스에서 무기력했다. 7월에 열린 12경기에서는 2할1푼2리로 더 떨어졌다. 시즌 중에 타격코치를 교체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은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기는 길을 찾는 방법을 찾았다"고 전반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마운드 사정도 좋은 건 아니지만, 타선 집중력이 이전보다 좋아진다면 '미라클 LG'를 바라볼 수도 있다.
후반기 '엘롯기'의 선전을 기대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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