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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이 보물을 발견해낸 느낌이다. 대단히 화려한 다이아몬드는 아니지만, 잘 다듬으면 값비싼 다이아몬드 이상의 가치를 할 수 있는 원석이다.
첫 등판부터 가능성을 보였다. 구승민은 지난 21일 부산 KIA 타이거즈전에서 1군무대 첫 선발등판하는 감격을 누렸다. '땜빵' 선발이었다. 사실 이날 경기 롯데 선발은 이인복이었는데, 20일 경기에서 투수 소모가 많았던 롯데는 이인복까지 써버렸다. 급하게 수원에서 2군 경기를 치르던 구승민을 콜업했다. 정말 떨렸을 경기. 4⅓이닝 2실점의 무난한 투구로 팀의 4대2 승리의 발판을 놨다. 당시 구승민과 송승준의 1+1 작전이 성공하며 롯데는 20일 3연전 첫 번째 경기 패배를 설욕했고, 3연전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웬만해서는 제구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투구폼이 부드럽고 예쁘다. 제구력이 좋을 수밖에 없는 흔들림없는 투구 자세. 이날 경기 76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가 50개나 됐다. KIA전에서도 볼넷은 1개 뿐이었다. 여기에 직구가 낮게 깔려들어온다. 연타를 허용할 확률이 매우 적다. 실전에서 크게 긴장하지 않는 성격임도 증명했다. 선발 데뷔전, 김광현과의 맞대결 모두 잘 이겨냈다.
하지만 100% 완벽한 투수는 있을 수 없는 법. 구승민이라는 투수의 강점을 더 눈여겨 봐야 한다. 어느 경기든 9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기대하기는 힘들어도, 5~6이닝 2~3실점 정도의 투구는 꾸준하게 기대해볼만한 투수다. 투입하면 딱딱 계산이 서는 스타일이다. 덕아웃에서 경기를 운영하는데 매우 좋은 유형이다. 5선발 역할을 하기에는 최적이다. 물론, 아직 2경기 던졌기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예쁜 투구폼을 가진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급격히 망가지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다. 롯데는 이날 경기 0대6으로 완패했지만 구승민의 투구를 생각하면 위안을 삼을 수 있을 듯 하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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