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단기간에 리그에 뿌리를 내렸다. 2013년 리그 7위를 기록할 당시 가능성 있는 팀, 지난해 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을 때는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평가받았다. 27일 현재 NC는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아직 시즌은 3분의 1정도를 마쳤다. 속단하기 힘들지만 이대로라면 NC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높다. 제10구단 kt는 9승39패(승률 0.188)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44경기로 경기수가 늘어난 가운데 사상 초유의 100패 얘기까지 나온다. 시즌이 깊어질수록 kt의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1승이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NC의 선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kt에 비해 2년 앞서 1군리그에 합류했지만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t는 NC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NC 역시 2013년 1군합류 초기엔 큰 어려움을 겪었다. 개막 이후 7연패에 빠질 때는 말도 안되는 수비실책이 난무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창피할 정도"라며 고개를 숙였다. 시즌 초반 4승17패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이후 5월 들어 NC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2013년 5월에만 5할승률을 상회하며 기존팀들을 압박했다. 2013년 정규리그 7위도 돌풍이라고 했다. 2014년 정규리그 3위, 누구도 상상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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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와 NC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kt에 11대2로 승리하며 시리즈 스윕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NC 선수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5.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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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구성에 있어 NC보다 kt가 좀더 나은 선수들을 뽑아오는데 애로사항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창단 초기에 집중되는 투자는 10년, 나아가 20년 성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NC는 김택진 구단주가 창단 초기 적재적소에 투자와 인력공급을 했다. 야구를 잘 아는 이태일 사장은 프런트와 현장의 적절한 거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어린 선수들과 고참들을 하나로 묶을 적임자인 김경문 감독을 영입해 3년내에 팀전력을 중위권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세웠고 성공했다. 포지션별 선수풀과 백업선수 확보, 1군과 2군의 기량차이 최소화 등 선수단 개선작업은 구체적이고 명확했다. 외국인선수 선발은 NC 프런트의 노력 산물이다. 적지않은 연봉을 투자한 것도 사실이지만 연봉상한선 폐지이후 용병들의 연봉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금액=실력, 팀적응'이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NC는 1차적으로 외국인선수의 기량을 점검하고 성격과 야구스타일, 최근 몇년간 팀내 적응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수들을 뽑았다. 지난해에도 외국인선수들은 NC 전력에 큰 보탬이 됐고, 올해 역시 해커와 테임즈는 투타 기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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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와 kt의 경기가 열렸다. kt 조범현 감독(왼쪽 두번째)이 5회 마운드를 직접 방문했다. 내야수들을 모아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조범현 감독.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5.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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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선수들의 기량미달로 큰 고생을 했다.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나마 활약하던 외국인타자 마르테는 부상중이고 옥스프링도 고군분투하다 최근 지치는 기색이 역력하다. 시스코는 방출, 어윈도 사실상 방치 수준이다. 외국인선수를 1명 더 보유하는 것은 대표적인 신생팀 어드밴티지인데 kt에는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쓸모없이 엔트리를 채우고 있어 그나마 가능성 있는 국내선수들도 출전 기회를 잃고 있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것은 큰 마이너스다. 연고지인 수원시가 도움을 주고 있지만 kt는 그룹 내부사정으로 창단선언을 했을 때와는 야구단 운영에 대한 온도차가 크다. 여러가지 이유로 전폭적인 지원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장 프런트도 이를 알고, 선수단도 알고 있다. 초기 투자는 매우 중요하다. 선수들의 사기진작과 동기부여 뿐만 아니라 팀전력을 안정화시키는 필수요소다. '하고 싶어도 지원이 없어 못한다'는 하소연이 자꾸 이어지면 나중에는 지원을 하려해도 일을 할 의지가 사라진 뒤가 될 수 있다. kt는 아직 시간이 있다. NC와 같은 대박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몇년안에 '중박, 소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반면교사의 지혜가 필요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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