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다시 고민에 빠졌다. 굳이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패했기 때문은 아니지만 5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삼성에겐 분명히 위기임을 보여준 3연전이었다.
일단 타선이 안정되지 않고 있다. 1번 타자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나바로가 부동의 1번타자로 활약했다. 타율 3할8리에 31홈런, 98타점, 118득점, 25도루로 정확한 타격과 장타력, 도루 능력까지 과시하면서 공격형 1번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삼성은 나바로가 1번을 맡으면서부터 상승세를 탔고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까지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올시즌은 다르다. 나바로가 1번을 맡았지만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26일까지 타율이 2할(85타수 17안타)에 머물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에서 타율이 꼴찌에서 4위다. 그런데 17개의 안타 중 홈런이 9개다. 홈런은 NC 테임즈와 함께 공동 1위. 즉 '모 아니면 도'식의 타격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도루도 3번 시도해 단 1개만 성공시켰다.
류 감독은 지난 26일 롯데전서 박해민을 2번으로 내리고 1번타자에 김상수를 기용했다. 김상수가 1회초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치고 선취득점까지 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타선이 살아나지 않았고 결국 그 1점이 팀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삼성의 1번타자 타율은 1할9푼8리다. 10개 구단 중 꼴찌. 지난해 삼성이 좋은 타격을 보여줬던 것은 나바로가 하위 타선에서 만든 찬스를 해결해 주면서 상위 타선으로 찬스를 계속 이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밥상을 차려줘야 할 공격 첨병이 '경기 진행 요원'이 되고 있다보니 공격의 맥이 끊기고 있다. 채태인과 박한이도 빠져 있다보니 빈타의 타선이 더욱 헐렁해보인다.
삼성의 타선이 지난해처럼 폭발하기 위해선 활발한 타격을 보여줄 1번타자가 절실하다. 나바로가 지난해처럼 해준다면 아무 문제 없지만 언제 타격 페이스를 찾을지 알 수가 없다. 류 감독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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