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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특유의 '육성 시스템', 강팀을 만든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3-24 11:04 | 최종수정 2015-03-24 11:04


올해는 또 어떤 신인이 1군 선수로 성장할까.

삼성 라이온즈가 통합 4연패를 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온 2군 육성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주축들의 공백이 생기면, 언제나 '새 얼굴'이 나타났다. 삼성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야구사관학교를 표방하는 'BB아크'까지 설립했다.


넥센 히어로즈가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스프링캠프 전지훈련을 펼쳤다. 넥센 선수들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1.28
2008년 창단한 넥센 히어로즈는 올해로 데뷔 8년차 시즌을 맞이한다. 8년이면 대졸 선수가 풀타임을 뛰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하는 기간이다. 성장하던 팀도 이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2013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니, 지난해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해냈다.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히어로즈의 어려운 시절과 현재 성공을 함께 누리고 있는 선수들도 하나둘씩 FA 자격을 얻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주장 이택근이 FA 재자격을 얻고, 마무리 손승락과 외야수 유한준이 새로 자격을 얻게 된다. 또 4번타자 박병호는 구단 동의 아래 해외 무대로 진출할 기회를 갖는다.

FA 세 명 모두 잡는 것은 쉽지 않다. 히어로즈는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하면서 선수들의 몸집을 키웠다. 연봉 규모도 상당하다. 팀내 최고 연봉자인 이택근과 박병호는 7억원, 손승락은 5억3000만원, 유한준은 2억8000만원을 받는다. 보상규모만 해도 엄청나다.

넥센은 수년전부터 차근차근 이를 대비해왔다. 바로 백업 선수들의 육성이다. 문우람 박헌도 강지광 등 외야엔 백업 자원들이 충분하다. 불펜에서는 조상우 김정훈 등을 '포스트 손승락'으로 키웠고, 내야도 강정호 박병호의 해외진출을 대비해 김하성 임병욱 등 신인을 육성했다.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과 넥센의 2015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한파로 취소됐다. 넥센 선수들이 경기가 취소됐지만 타격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0/
넥센 2군은 화성 히어로즈다. 네이밍스폰서를 하는 구단의 특성상 2군에도 지역명을 도입했다. 화성시도 히어로즈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갖추고 시설투자를 하고 있다. 좋은 환경이 구성돼있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여기에 '방향성'을 더한다. 구단은 선수 선발부터 장기적 계획을 고려하고, 코칭스태프는 입단 후 선수가 최고의 가치를 보일 수 있는 육성 방향을 제시한다.


매년 신인들이 가장 빨리 1군에 올라오는 팀이 넥센이다. 2012년 1라운드 지명자 한현희를 시작으로 2013년 1라운드 조상우, 지난해 1차 지명자 임병욱과 2차 1라운드 하영민, 3라운드 김하성 등이 빠르게 1군 전력이 됐다.

2군 육성 시스템과 별도로, 넥센은 1군에서 신인들을 집중관리한다. 조상우가 첫 수혜자이고, 지난해 하영민 김하성에 이어 올해는 신인 투수 3인방 최원태 김해수 김택형이 그 혜택을 받게 됐다.


2015 KBO리그 시범경기 SK와이번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22일 인천문학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김택형이 SK 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3.22/
넥센은 상위 라운드 신인 선수들 중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1군에 동행시키며 지도한다. 1군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경험을 쌓고, 1군 코치진의 지도도 받는 것이다. 2군에서 등판스케줄을 소화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1군에서 함께 한다.

조상우는 그렇게 데뷔 시즌을 보내고 이듬해 정상급 불펜투수로 성장했다. 올해도 신인 투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들 중 김택형은 당장 실전에서 통한다는 평가를 받아 1군 필승조에 진입할 전망이다.

선수들에게는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구단과 1군 코칭스태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1군 무대의 벽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넥센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다. 넥센만이 가진 독특한 '육성 시스템', 올해는 또 어떤 작품이 탄생할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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