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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심동섭, KIA의 희망이 자란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2-12 23:18 | 최종수정 2015-02-13 06:13


오키나와 KIA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앞서 어깨를 풀고 있는 심동섭.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훈련 시작 4주째를 맞은 KIA 타이거즈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김기태 감독은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 모두 포지션별 보직 이야기가 나오면 조심스럽다. 전지훈련이 후반기에 접어들었는데도 김 감독은 마지막까지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콕' 집어 말을 안 해도 경기장에서 보여지는 모습으로 대략 밑그림을 엿볼 수 있다. 양현종과 필립 험버, 조쉬 스틴슨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은 이미 확정됐다. 마무리도 마찬가지다. 돌발 변수가 없는 올 시즌 마무리는 지난해 후반기에 뒷문을 책임졌던 심동섭(24)이다.

12일 오키나와 킨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린 청백전. 심동섭은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7이닝으로 진행됐는데, 3-2로 앞선 7회에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선두타자인 김다원과 이종환을 잇따라 삼진으로 처리한 심동섭은 김민우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다. 김민우의 좌익수쪽 플라이도 빗맞은 타구였다.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첫 등판 경기를 무난하게 넘겼다. 투구수 14개에 직구 최고 구속이 143km까지 나왔다.


KIA 타이거즈 심동섭. 스포츠조선 DB
김 감독은 경기 후 심동섭의 공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 본 구심에게 구위를 물었다. 그만큼 심동섭에게 거는 기대가 특별하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마무리)후보라는 애기를 듣고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오늘 공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며 싱긋 웃었다. 상황을 즐기는 듯한 흐뭇한 웃음이었다.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심동섭도 마무리 후보다. 이 코치는 "더 잘 해보려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했다. 더 강하게, 더 좋은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엿보였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앞으로 계속 마무리 상황에 심동섭을 올리겠다"고 했다.


최근 2년 간 KIA는 마운드 붕괴, 특히 마무리 난조로 어려움이 많았다. 2년 연속 외국인 투수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선발 투수 2명을 활용한 다른 팀과 다른 시도를 했다.


12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킨쵸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KIA 타이거즈의 훈련이 열렸다. KIA 선수들이 외야에서 몸을 풀고 있는 가운데 모자와 신발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12.
그러나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대안으로 떠오른 게 심동섭이다. 지난해 10월 2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10월 16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5경기에서 3세이브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런 경험이 올시즌 심동섭에게 더 기대를 하게 만든다.

마무리의 부진으로 아픔이 많았던 KIA. 심동섭이 듬직한 마무리로 성장할 수 있을까. 올시즌 KIA 야구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오키나와=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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