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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MVP→강정호 포스팅→박병호 해외진출. 모두가 불가능이라 여겼던 히어로즈의 꿈들이 차츰 무르익고 있다.
이 한마디에 넥센 히어로즈가 가고자 하는 로드맵이 녹아있다. 발전하는 선수, 이들을 키워내는 요람같은 구단, 이를 통해 팬들은 또 다른 기쁨을 경험한다.
채 꽃을 피우지 못할 것 서건창은 히어로즈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시즌 201안타라는 신기록을 만들어내며 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골든글러브 수상식장에선 톱스타들이나 입을만한 최고급 정장을 협찬받고 멋진 포즈로 깔끔한 수상소감을 전했다. 넥센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선배들로부터 배워왔던 서건창이 이제는 후배들에게 야구 안팎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넥센은 해외진출이 임박한 강정호의 등번호(16번)를 영구결번 시키지 않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넥센이 정말 어려울 때 팀을 이끌어준 기둥같은 선수지만 영구결번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이장석 대표는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은퇴를 할때까지 승승장구했으면 하는 것이 첫번째 바람이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히어로즈로 돌아오면 또 반갑게 맞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 대표는 또 "정말 좋아하는 선수이기에 국내 다른팀에서 히어로즈를 상대로 홈런을 날리는 강정호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해외진출은 이런 고민들이 시발점이 됐다"고 털어놨다.
올초 강정호의 일본프로야구 스프링캠프 참가와 시즌 내내 목동구장을 방문했던 해외 스카우트들, 그리고 에이전트-메이저리그 구단과의 눈에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 이 모든 경험들이 내년 박병호의 해외진출 때는 발걸음을 좀더 쉽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수년간 돈을 쫓는 사람취급을 받았지만 내 삶과도 같은 야구, 히어로즈를 돈과 바꾸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선수의 해외진출이 구단 재정에 분명 큰 보탬이 되겠지만 애초부터 이를 위해 일을 벌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수년간 수백억원의 사비를 털어 구단을 운영하고 있고, 힘든 상황에서도 히어로즈는 연일 통큰 연봉협상(서건창 9300만원에서 3억원, 유한준 1억15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