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자퇴를 선언했던 홍익대 유격수 손호영이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돌아왔다.
손호영은 최근 야구문화잡지 '더그아웃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자퇴 배경에 대해 "밥 먹는 시간 빼고는 야구만 했다. 하지만 나는 20살이었다. 머리도 기르고 싶고 놀고 싶고, 대학생활의 로망을 느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호영은 천상 야구선수였다. 철없던 시절 그만둔 야구가 두고두고 그리웠다. 손호영은 "그만둔지 딱 3개월만에 야구가 내겐 제일 재밌었다는 걸 느꼈다. 다시 야구가 하고 싶었다"라며 "홍익대로 돌아가 빌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감독님께서는 내게 한 달간 기회를 주셨었다. 정말 죄송한 일"이라고 홍익대 은사인 장채근 감독에 대한 미안함도 밝혔다.
손호영은 미국 프로야구로 발길올 돌렸다. 그는 "애들이 무서웠다. 말도 안 통하는데 버려진 느낌이었다. 정신을 바짝 차렸다"라며 "처음에는 영어로 된 스케줄도 못 읽었다. 같은 포지션 선수를 졸졸 쫓아다녔다.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쳤다"라며 순탄치 않았던 미국생활 적응기를 들려줬다.
손호영의 롤모델은 데릭지터다. 손호영은 "데릭 지터가 은퇴하는 날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TV를 봤다. 정말 멋진 은퇴식이었다. 나도 저 자리에 서고 싶다, 저렇게 멋있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중학야구 유망주, 충훈고의 에이스, 홍익대 1학년의 자존심이었던 손호영은 이제 남들과 다른 야구인생을 걷고 있다. 손호영의 범상치 않은 이야기는 26일 발행되는 더그아웃 매거진 44호(12월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