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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롯데 갈등 도를 넘었지만 구단에서 풀어야 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10-29 07:55



야구인들은 최근 롯데 자이언츠 내홍 사건을 매우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의 첨예한 대립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문제가 한 구단으로 국한되는 게 아니라 프로야구판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단 운영에서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롯데 구단 외부에선 걱정을 하면서도 사태 해결을 위해 개입하거나 중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철저하게 구단 내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힘이 작용할 경우 또 다른 잡음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KBO 핵심 관계자는 29일 "최근 롯데 구단 내 마찰이 도를 지나쳤다.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로선 KBO가 뭘 어떻게 할 권한도 규정도 없다"고 말했다.

롯데 구단의 내홍은 대립의 정도가 극한 상황에 치달았다. 롯데 선수단은 성명서를 통해 특정 프런트의 실명과 함께 그가 잘못한 일들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선수단 성명서에 이름이 나온 이문한 운영부장은 자신의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선수단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구단에 밝혔다. 그는 이미 방대한 반박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팬들이 받은 상처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산 사직구장 앞에선 한 야구팬의 1인 시위가 시작됐다. 야구를 하기 싫으면 다 떠나라고 주장했다. 지금 팬들은 롯데 선수단, 프런트, 경영진 등 모두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런 국내야구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롯데 자이언츠를 향해 엄청나게 화가 나 있다. 이런 식으로 구단을 운영할 것이라면 야구단 운영을 그만 두라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많다.

롯데 구단의 핵심 관계자는 "이번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정말 난감하다"고 했다. 누군가 총대를 메고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섣불리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 할 지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선수들은 이번 사태의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상황과 이유를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오죽 했으면 이런 방법을 선택했겠냐고 이해를 구했다. 선수단이 감독 선임을 반대한 인물로 거론된 공필성 코치는 선수들의 일처리 방식이 너무 했다는 입장이다.

결국 사태 수습은 롯데그룹에서 해야 할 것 같다. 모두가 이번 롯데 내홍 사건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잘잘못을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한다. 대충 수습하면 이번 일과 비슷한 일이 다시 벌어질 불씨를 남길 위험이 있다. 모두가 이해할만한 수습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팬들은 선수단 이상으로 분노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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