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해외 진출을 원하는 선수들에게 충고의 한마디를 던졌다. 선 감독은 16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양현종의 해외진출 여부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선수들이 해외진출을 쉽게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냉정하게 판단을 해서 본인이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야구 선배로서의 입장과 감독으로서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 감독은 "좋은 선수가 팀을 떠난다는데 가라고 할 감독이 어디 있겠냐"라고 했다. 팀의 에이스가 빠지면 당연히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어 선 감독은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미국이나 일본에서 뛰고 싶어하지 않겠는가. 나도 84년에 메이저리그에서 제의가 왔지만 당시엔 갈 수 없었고 나이가 들어서 일본이라도 갔다와서 후회는 없다"면서 "후배들이 해외에 나가서 좋은 활약을 하는 것은 야구 선배로서 바라는 일"이라고 했다.
선 감독은 양현종이 일본으로 진출할 경우 통할 수 있냐는 질문에 "올해 전반기의 구위라면 충분히 통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체력적으로 떨어지며 구위도 나빠졌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숙제"라고 했다. 양현종은 전반기 18경기에 등판해 10승5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고, 후반기엔 10경기서 6승3패 평균자책점 5.79를 올렸다.
선 감독은 "구단이 허락하면 보내는 것 아닌가"라며 "양현종은 이미 내 손에서 떠난 일이다"라고 말했다. 양현종의 해외진출은 도전만으로도 박수받을 일이지만 올시즌도 4강 진입에 실패한 KIA로선 윤석민에 이어 또한명의 에이스가 빠질 위기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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