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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시즌 진출 확정, 그리고 최소 3위. 1군 진입 2년차에 최고의 성적을 낸 NC 다이노스가 일찌감치 가을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NC의 돌풍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지만, 김경문 감독의 탁월한 리더십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게 사실이다. 올시즌 그는 철저하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팀을 운영해왔다.
김 감독은 "우리는 투수진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점차 완성을 시켜갔다. 그래서 시즌 초반 5할 언저리를 유지하면서 좋은 분위기로 가려고 무지 애를 썼다. 그래야 경험이 부족한 중간투수들의 부담이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런 불안요소를 지우기 위해 중간계투들에게 부담을 줄여주려 했다. 이 때문에 적재적소에서 희생번트를 쓰는 등 과거와 달라진 야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분위기를 탄 NC는 조금씩 승수 추가를 해나갔고,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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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안목 덕에 당장의 승패에 흔들리지 않았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중심을 잡으니, 선수들도 지혜롭게 위기를 탈출했다. 8월 말부터 창단 최다 연패 타이기록인 7연패를 당하긴 했지만, 이전까지 연승은 길고 연패는 거의 없는 '강팀'의 모습을 보여왔다.
예행연습, 이제는 단기전이다
이제 김 감독은 노선을 바꿨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그동안 긴 호흡으로 페넌트레이스를 운영했다면, 이젠 단기전에 맞춘 운영이다. '맞춤형 준비'를 하는 셈이다.
김 감독의 초점은 역시 불펜이다. 선발투수를 한 박자 빠르게 교체하고, 중간계투진이 타이트한 상황을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휴식기 이후 첫 경기였던 2일 SK 와이번스전과 4일과 5일 두산 베어스전 모두 같은 방식으로 마운드를 운용했다.
2일 SK전에서는 선발 이재학의 투구수가 72개에 불과했는데도 3-2로 앞선 6회초부터 원종현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원종현은 1점차 상황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4일에는 선발 찰리가 2회 흔들리자 1⅔이닝 만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투구수는 68개. 굳이 무리하게 조기교체 카드를 쓸 필요는 없었으나, 노성호에게 3⅓이닝을 맡겼다. 4-4 동점 상황에서 6회부터는 임창민, 손정욱, 원종현, 이혜천, 이민호를 차례로 등판시켰고, 8회말 역전에 성공한 뒤엔 9회 마무리 김진성을 올려 경기를 끝냈다.
5일 역시 선발 에릭의 투구수가 79개에 불과했지만, 6이닝만 던지게 하고 원종현으로 교체했다. 평소였다면, 이재학이나 에릭은 7이닝 가량을 소화했을 것이다. 김 감독은 그동안 불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강점이 있는 선발진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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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에는 오정복과 지석훈을 선발로 기용해 포스트 시즌을 대비한 선수 기용도 테스트했다. 주전들의 체력 안배는 물론, 다른 선수들의 활용도를 점검하는 차원이다. 오정복은 이날 네 타석에서 안타 1개, 볼넷 2개에 도루 1개까지 기록하며 1번 타자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이처럼 NC는 창단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의 기쁨은 뒤로 하고, 일찌감치 '가을 모드'에 들어갔다. 김 감독은 "막상 닥치고 생각하면 늦는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타자들은 세 번째 타석이 돌아오면, 투수 공에 익숙해진다. 페턴트레이스는 선발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갔지만, 이제 가능하면 빨리 바꿀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남은 경기는 단기전에 맞춰서 운영할 생각이다. 준플레이오프는 3번 지면 끝"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함께 마운드에선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경험이 부족한 중간계투진을 단련시킬 생각이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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