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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유희관 맞대결, 관리력이 승부 갈랐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10-03 06:47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4위를 향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양 팀은 KIA 양현종과 두산 유희관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차일목 포수에게 사인을 내고 있는 양현종.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10.02

시즌을 치르다 보면 특정 투수와 자주 맞붙는 경우가 있다.

올시즌에는 KIA 타이거즈 양현종과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그렇다. 양현종은 이번 시즌 두산전에 4차례 등판해 2승2패를 기록하는 동안 유희관을 3차례 만났다. 올시즌 5차례의 KIA전서 3승2패를 올린 유희관 입장에서도 양현종과 3번을 마주친 셈이다. 그런데 두 선수의 맞대결에는 징크스가 있다. 각각 홈에서 던질 때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안았다는 점이다.

첫 맞대결을 펼친 지난 4월 6일 잠실 경기에서는 유희관이 7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지며 승리를 따냈고, 양현종은 5이닝 6안타 2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그러나 7월 3일 광주에서는 양현종이 5이닝 5안타 2실점으로 팀의 6대3 승리를 이끌며 시즌 10승째를 따냈다. 그 경기에서 유희관은 6이닝 동안 6점이나 내주는 부진을 보였다.

이어 8월 5일 잠실 경기에서는 유희관이 7이닝 5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4⅓이닝 9안타 8실점으로 올시즌 최악의 피칭을 한 양현종을 압도하며 승리를 거뒀다.

두 투수는 2일 광주에서 시즌 4번째로 만났다. 양현종은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해 대만을 상대로 조별 예선과 결승전에서 던진 뒤 4일만에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유희관은 지난달 12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20일만의 실전 피칭이었다. 이번에도 징크스는 통했다. 양현종이 홈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16승째를 거뒀다. 지난 2010년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나란히 6이닝을 소화했다. 양현종은 6안타와 5개의 4사구를 내주는 등 제구력이 다소 불안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실점을 3개로 막았다. 유희관은 4사구는 없었지만, 홈런 1개를 포함해 7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양현종의 판정승.

총 107개의 공을 던진 양현종은 최고 149㎞짜리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볼배합을 펼쳤다. 위기에서는 주로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았다. 2회 3실점한 양현종은 3회 1사후 사구와 안타로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칸투와 홍성흔을 각각 131㎞짜리 슬라이더를 구사해 삼진과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2-3으로 뒤진 4회에는 2사 2,3루 상황에서 민병헌을 중견수플라이로 처리했고, 5회 1사 1,2루에서도 이원석을 슬라이더로 중견수플라이로 잡아내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반면 유희관은 장타를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1회말 1사 1루서 필을 상대로 131㎞ 직구를 높은 코스로 던지다 중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았고, 3-2로 앞선 5회에는 1사후 차일목과 김선빈에게 연속 2루타를 맞은 뒤 이대형에게 125㎞짜리 슬라이더를 한복판으로 꽂는 바람에 2타점 좌전적시타를 허용했다. 양현종은 불안한 컨트롤을 노련미로 극복했지만, 유희관은 몇 개의 실투가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양현종은 경기후 "시즌 초부터 커리어 하이가 목표였고, 결국 이뤄내 기쁘다. 앞으로도 나가는 게임마다 이기는 일만 남았다"면서 "오늘은 충분히 힘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3회부터 힘이 부쳤다. 그러나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면서 6회까지 버틸 수 있었다. 아직은 어깨 통증이 남아 있지만, 앞으로 남은 2경기서 던질 힘은 남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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