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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MVP 집안 싸움, 남은 10경기서 갈린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9-30 15:23


정규시즌 MVP 경쟁은 넥센의 집안 싸움 양상이다. 박병호의 50홈런, 밴헤켄의 20승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프로야구가 인천아시안게임 브레이크를 끝내고 10월 1일 다시 기지개를 켠다.

지난 9월 14일을 끝으로 정규시즌을 중단했던 9개팀은 그동안 연습경기를 통해 전력을 추스르며 남은 시즌을 준비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페넌트레이스 4연패과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등 4개팀이 벌일 4위 경쟁,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탈꼴찌 싸움 등 여전히 볼거리는 많다. 평균자책점, 타격, 타점 등 몇몇 개인 타이틀 향방도 안개 정국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역시 페넌트레이스 MVP다. 후보들의 면면이 쟁쟁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넥센의 집안 싸움이 될 공산이 커졌다. 박병호와 강정호, 그리고 에이스 밴헤켄의 3파전 양상이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금메달 획득에 큰 힘을 보태 주목을 받았다.

일단 박병호는 50홈런이 관건이다. 남은 10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추가하면 지난 2003년 이승엽과 심정수 이후 11년만에 50홈런의 주인공이 된다. 지금까지 118경기에서 48개의 홈런을 날렸으니, 산술적으로는 4~5개 정도를 더 칠 수 있다. 9월 들어 한껏 상승세를 탄 장타 감각을 감안하면 이승엽이 가지고 있는 한 시즌 최다 기록인 56홈런도 도전해 볼 수 있다. 박병호는 9월 4일 NC전에서 4홈런을 쳤고, 이후에도 3개의 홈런을 더 터뜨렸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과의 준결승에서 쐐기 스리런포를 날렸다. 여기에 강정호, 테임즈(NC 다이노스)와 벌이는 타점 싸움에서도 이긴다면 MVP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타격 전 부문에 걸쳐 고른 활약을 보이고 있는 강정호는 시즌 막판 부상 때문에 발목이 잡힌 것이 약점이다. 지난 8월 3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홈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쪽 엄지를 다쳐 9월 들어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부상을 이겨냈고, 타격 컨디션도 끌어올렸다. 남은 10경기에서 수치를 올린다면 MVP 경쟁에서 박병호를 견제할 수 있다. 강정호는 타율 3할6푼, 38홈런, 107타점, 출루율 4할6푼3리, 장타율 7할5푼6리을 기록중이다. 출루율과 장타율 1위는 확실시되고 있고, 타격과 타점 부문서도 타이틀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밴헤켄은 염경엽 감독이 시즌 내내 'MVP감'이라고 치켜 세운 에이스다. 19승을 기록중인 밴헤켄은 2007년 두산 베어스 리오스 이후 7년만에 20승 고지를 노리고 있다. 14연승이 중단된 뒤 주춤했던 밴헤켄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등판한 2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다시 탄력을 받았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힘을 비축해 20승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밴헤켄은 남은 시즌 3번 정도 등판할 수 있다. 우선 10월 3~5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3연전 기간 마운드에 올라 20승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밴헤켄이 남은 경기서 모두 승리를 챙겨 22승까지 간다면 MVP 경쟁에서 한층 유리한 입장이 서게 된다.

프로야구 32년 역사상 한 팀에서 3명의 후보가 MVP 경쟁을 펼친 적은 없었다. 두 번째 포스트시즌을 준비중인 넥센은 개인 타이틀서도 화려한 축제를 기다리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MVP와 신인왕을 뽑는 기자단 투표는 정규시즌 최종일인 10월 17일 거행될 예정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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