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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의 소속팀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시즌 종료를 눈앞에 두고 벼랑에 몰렸다. 여유있게 퍼시픽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었는데, 9월들어 갑자기 부진에 빠지면서 2위 오릭스 버팔로스에 반게임차로 쫓기고 있다.
오릭스는 29일 라쿠텐 골든이글스를 7대4로 제압하고 77승2무61패를 기록, 77승6무60패의 소프트뱅크에 0.5게임차로 따라붙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한 가운데, 퍼시픽리그는 시즌 끝까지 피말리는 우승 경쟁이 펼쳐진다.
소프트뱅크의 1위 경쟁 상대가 이대호의 소속팀 오릭스라는 게 재미있다.
이대호는 지난 오프 시즌에 오릭스에서 소프트뱅크로 이적하면서 우승이 가능한 강팀에서 뛰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만년 B클래스(6개 팀 중 4~6위) 팀인 오릭스의 전력을 감안하면 우승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2012년과 2013년 두 시즌 동안 이대호는 오릭스의 4번 타자로 고군분투했다. 팀 타선이 워낙 약하다보니, 상대 투수의 집중견제를 감수해야 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부터 한 번도 소속팀에서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이대호에게 우승은 간절한 꿈이다.
그런데 대표적인 약체 팀인 오릭스가 시즌 내내 2위권을 유지하며 소프트뱅크를 압박하더니, 이제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와 있다. 약진의 원동력은 든든한 마운드.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2.92로 일본 프로야구 12개 팀 중 유일한 2점대다.
믿겨지지 않는 부진이다.
소프트뱅크는 23일 라쿠텐전에서 28일 니혼햄전까지 5연패를 당했다. 이 기간에 벌어진 라쿠텐과의 4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또 17일 오릭스전부터 최근 10경기에서 1승(9패)에 그쳤다. 사실 오릭스도 최근 10경기에서 4승6패로 좋지 않았지만, 소프트뱅크의 부진이 더 깊었다.
소프트뱅크와 오릭스는 10월 2일 소프트뱅크의 홈구장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만난다. 소프트뱅크의 시즌 최종전이다. 이 경기 승패에 따라 리그 우승팀이 확실하게 가려질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