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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봉-임' 미개봉 더블스토퍼, 과연 언제 나설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9-25 11:55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7일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펼쳤다. 워밍업을 마친 임창용과 봉중근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9.17/

'베일'에 쌓인 대표팀의 더블스토퍼, 과연 언제 나설까?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예선전 2경기에서 태국과 대만을 연거푸 콜드게임으로 꺾었다. 2경기 25이닝 동안 실점은 제로(0)였다. 첫 상대였던 태국은 워낙 약체이기 때문에 콜드게임이 당연히 예상됐다. 그러나 '난적' 대만과의 2차전마저 10대0, 8회 콜드게임으로 이긴 것은 한국 대표팀에 큰 의미를 안겼다. 금메달 목표에 한층 가까워진 셈이다.

예선 2경기를 통해 나타난 선발과 불펜의 컨디션은 최고조로 오른 상태임이 확인됐다. 1, 2차전에 각 4명씩 총 8명의 투수가 나와 좋은 구위를 자랑했다. 대표팀 원투펀치인 김광현-양현종을 비롯해 불펜에서는 차우찬과 안지만 이재학 한현희 이태양 유원상이 위력을 선보였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베일에 가려진 대표팀 투수가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선 '류중일호' 야구대표팀에는 총 11명의 투수가 포함됐다. 이 중에서 대회가 시작된 후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투수는 대학생 아마추어 선수 홍성무, 그리고 대표팀의 '더블 스토퍼'인 임창용과 봉중근 등 3명이다.

하지만 홍성무는 25일 홍콩전 선발로 일찌감치 예고된 선수다. 게다가 지난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대표팀 연습경기 때도 선발 등판해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오로지 대표팀의 '더블스토퍼'만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사실 이 중에서도 임창용은 LG 연습경기 때 1이닝을 던졌다. 결국 봉중근만이 대표팀 소집 후 실전에 나서지 않은 유일한 투수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류 감독은 임창용-봉중근의 '더블 스토퍼' 구성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들의 역할은 명확히 정해져 있었다. 까다로운 금메달 경쟁상대로 여긴 일본과 대만전을 위한 필승 카드였다. 경기 막판 접전 상황이 벌어질 경우, 임창용과 봉중근만큼 믿음직한 투수가 없다는 게 류 감독의 생각이었다.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구위를 바탕으로 임창용과 봉중근이 일본과 대만의 막판 추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면,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도 한층 커진다고 봤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들이 마운드에 나설 일이 없다. 문제는 앞으로도 별로 나설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데 있다. 막상 경기를 치러보니 대만의 전력이 예상보다 한국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24일 대만전에 봉중근이나 임창용이 투입될 기회는 없었다.

이제 한국은 25일 홍콩전과 27일 준결승, 그리고 28일 결승 등 3경기를 치른다. 만약 임창용과 봉중근이 투입된다면 28일 결승전 밖에 기회가 없다. 홍콩전에는 나설 일이 없다. 류 감독은 내심 홍성무의 완투를 바라고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이태양이나 유원상 등 대표팀 내에서도 기량이 다소 떨어지는 투수로 경기를 마감할 계획이다.


준결승전도 마찬가지다. 상대는 중국이 될 가능성이 큰데, 중국의 실력도 한국에 비해서는 크게 떨어진다. 이재학이 선발로 나서는데, 조기에 콜드게임 승리가 되면 완투 가능성도 크다. 다만 경기 막판 스코어가 크게 벌어지면 임창용이나 봉중근이 컨디션 조절차원에서 잠깐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결승전이 바로 다음 날이라 이들의 등판이 아예 안 이뤄질 수도 있다.

어쨌든 한국은 중요한 마운드 전력을 쓰지 않으면서도 결승까지 쾌속 전진하게 된 셈이다. 그렇다면 결승전에서는 더욱 유리하다. 이미 대만전 선발로 나와 60개 밖에 던지지 않은 양현종도 불펜에서 대기하는 상황이다. 기존 필승조에 양현종이 가세하고, 또 여기에 힘을 고스란히 아낀 '더블 스토퍼'까지 있는 상황. '벌떼 야구'로 결승 상대를 초토화시키는 전략도 얼마든지 구사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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