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야구대표팀의 훈련 때 만난 한 선수는 '기회'에 대해 얘기를 했습니다. 자신은 '백업멤버'라며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겠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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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헌은 대표팀 멤버 중 1번 타자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입니다. 올시즌 소속팀 두산 베어스에서 리드오프로 나섰죠. 전통적인 1번 타자 스타일은 아니지만, 적극적인 타격으로 '강한 1번'의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중압감이 큰 대표팀의 1번 타자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김민성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떠오르는 내야수입니다. 넥센 히어로즈의 화끈한 타선을 구성하는 마지막 퍼즐. 유격수 출신으로 현재 포지션인 3루 외에 다양한 내야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자원입니다. 하위타선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줄 수 있는 타자입니다.
류 감독은 13안타 15득점으로 손쉽게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뒤 타선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현재 라인업을 대만전 때 그대로 쓰겠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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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소속팀에서 날고 기는 선수들이 모였기에 실력 차이가 크지 않지요. 누가 들어가도 이상할 게 없는 라인업이 구축되는 게 대표팀입니다. 이번 대표팀에는 멀티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들을 대거 선발됐는데, 언제 어디서 구멍이 나도 대체자원을 곧바로 투입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백업 유격수로 뽑혔던 강정호는 대회 시작과 동시에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 3루수로 맹활약했습니다. 이번에도 '제2의 강정호'가 나올까요.
사실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화두는 '세대교체'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향후 5~10년을 고려하면 금메달이 꼭 필요합니다. 각자 소속팀에 돌아가 오랜 시간 활약하며 리그의 흥행을 이끌어야 하고, 또한 앞으로 새로운 대표팀을 책임져야 합니다.
백업과 기회를 언급했던 선수들 모두에게 소중한 기회가 올 것입니다. 그들은 한국야구의 미래입니다. 중요하지 않은 선수는 없습니다. 스포츠1팀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