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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선수들이 가장 야구할 줄 아네."
하지만 8월30일과 31일에 KIA와의 광주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갑자기 '관전자'가 아닌 '레이스 참가자'가 됐다. 이때부터 SK는 9일까지 치른 8경기에서 6승1무1패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KIA와 롯데 두산을 차례로 제친 SK는 LG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LG의 3연패와 SK의 4연승이 빚어낸 결과는 '승차 0.5경기'. SK가 LG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런 상황을 가장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인물은 역시 LG를 이끌고 있는 양상문 감독이었다. 양 감독은 10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런 말을 꺼냈다. "요즘 프로야구 9개 구단 중에서는 SK 선수들이 가장 야구하는 법을 아는 것 같다." SK의 놀라운 상승세를 양 감독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양 감독이 "SK가 야구하는 법을 안다"고 말한 것은 바로 이런 점을 의미한다. 최근의 SK 선수들은 벤치의 작전에만 맹목적으로 따르는 데에서 벗어나 매 경기 흐름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대처를 한다. 결과적으로 최근 4연승의 흐름은 이런 분위기에서 만들어졌다. 반대로 LG는 이런 식의 야구를 계속해오다가 최근 들어 선수들이 분위기를 놓쳤다.
결국 시즌 막판의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선수들이 얼마나 집중력있게 경기에 임하느냐이다. LG 양 감독이 SK를 경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양 감독의 경계심은 결과적으로 LG 연패탈출의 원동력이 됐다. 이날 LG는 KIA를 12대6으로 누르며 3연패를 끊어내며 SK의 추격으로부터 잠시나마 달아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LG와 SK의 치열한 신경전은 이제부터 새로 시작이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