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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 리드오프 이명기 시대 활짝 열리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9-05 22:08


SK 이명기가 5일 인천 롯데전서 생애 첫 5안타 경기를 펼치며 톱타자로 맹타를 터뜨렸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에 리드오프(lead off) '이명기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명기가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톱타자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이명기는 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2대3 대승을 이끌었다.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이명기는 재치있는 번트 안타 뿐만 아니라 홈런도 뽑아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이명기가 한 경기서 5안타를 때린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다.

1회부터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의 124㎞짜리 낙차 큰 커브를 받아쳐 중견수 오른쪽으로 흐르는 2루타를 날린 뒤 조동화의 중전안타, 최 정의 희생플라이로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2회에는 무사 1루서 송승준의 143㎞짜리 직구를 좌익수 왼쪽으로 라인드라이브로 떨어뜨리는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최 정의 2루타 때 다시 홈을 밟았다. 3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우전안타를 때린 후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5회에는 김사율을 상대로 기습번트를 대 1루에서 세이프됐다. 이어 조동화 타석때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주루 센스를 뽐냈다.

10-3으로 앞선 6회말 2사 1루서는 시즌 3호 홈런을 날렸다. 롯데 투수 김성배를 상대로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126㎞짜리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명기의 홈런으로 SK는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명기는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63순위로 지명을 받아 SK에 입단했지만, 초기에는 1군서 뛸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당시 코칭스태프로부터 3할을 칠 수 있는 자질은 갖추고 있지만, 외야수로서 수비, 특히 송구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가 1군에 데뷔한 것은 2008년이었지만 2010년까지 3시즌 동안 합계 14경기를 출전하는데 그쳤다. 당시 SK 외야에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결국 2010년 공익근무로 군에 입대해 2년간 군복무를 하며 와신상담했다. 공익근무를 하면서도 개인훈련을 꾸준히 한 이명기는 2013년 시즌초 기회를 잡고 5월초까지 타율 3할4푼을 때리며 자리를 굳히는가 했지만, 발목 부상을 입고서는 또다시 꿈을 접어야 했다. 이명기는 올해 초반 주전자리를 잡지 못하고 1,2군을 오르내리다 지난 6월초부터 주전으로 기용되더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톱타자로 자리를 굳혔다.

이날 5안타를 몰아친 이명기는 시즌 타율 3할5푼9리에 3홈런, 20타점, 36득점, 7도루를 올렸다. 특히 톱타자로는 3할8푼3리의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명기는 경기후 "어제 나쁜 볼을 때리면서 좋은 타격을 하지 못했다. 오늘은 스트라이크만 치려고 집중했다. 타구가 중심에 잘 맞고 결과가 좋아 기분이 좋다"면서 "팀이 중요한 상황이다. 매경기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출루에 중점을 두고 임하려고 한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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