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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에서 4위까지. LG의 시즌 행보입니다. 절대로 면치 못할 것만 같았던 밑바닥부터 중위권까지 치고 올라온 LG의 상승세는 놀랍습니다.
LG가 지난 5월 양상문 감독의 부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불펜입니다. 마무리 봉중근을 필두로 이동현, 신재웅, 유원상은 물론 윤지웅, 정찬헌, 임정우까지 '전원이 필승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리드 상황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선발 투수가 무너진 상황에 올라와 실점을 막고 기어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LG 불펜의 면면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됩니다. 마무리 봉중근은 연봉 4억 5000만원으로 특급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작년에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처음 활약하며 8승 1패 38세이브 평균자책점 1.33의 좋은 기록을 남긴 공을 인정받아 연봉이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불펜 투수들은 다릅니다. 통산 500경기와 3년 연속 50경기 출전을 달성한 프라이머리 셋업맨 이동현의 연봉은 1억 7000만원입니다. 마무리 투수에 앞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8회에 등판하는 타 팀의 프라이머리 셋업맨에 비하면 이동현의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향상된 구속을 앞세워 불펜에 안착한 신재웅의 연봉은 8천만 원, 3년 연속 불펜에서 활약 중인 유원상의 연봉은 7천 5백만 원입니다. 선발에서 롱 릴리프로 보직이 변경된 임정우는 6천 5백만 원,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새롭게 가세한 윤지웅은 3천 5백만 원, LG 불펜에서 가장 빠른 공을 자랑하며 차세대 마무리로 각광받고 있는 정찬헌은 3천 2백만 원입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억대 연봉 선수는 136명입니다. 프로야구 선수 전체의 평균 연봉은 1억 638만원입니다. 하지만 LG 불펜에는 마무리 투수를 제외하면 억대 연봉이 한 명 뿐이며 나머지 5명의 투수는 1억에 미치지 못하는 적은 연봉입니다. LG 불펜의 대다수 투수가 평균 연봉에 미치지 못하는 셈입니다. 최강 LG 불펜을 '저비용 고효율'이라 해도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는 듯합니다.
LG의 불펜의 '저비용 고효율'의 이면에는 선발 투수나 마무리 투수에 비해 불펜 투수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프로야구의 안타까운 현실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5일에 한 번 꼴로 출전해 등판 간격을 보장받는 선발 투수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마무리 투수와 달리 대부분의 불펜 투수들은 매일 대기하며 몸을 풀고 언제 등판할지 모르는 상황을 준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봉으로는 그들의 활약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LG는 신연봉제로 인해 불펜 투수들의 대우가 부족하다는 여론이 지난겨울 비등했습니다. 만일 LG가 4위를 확정지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LG 불펜 투수들의 연봉이 어떻게 산정될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릴 것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