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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윤성환 불펜때 타석 들어선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8-31 18:13


31일 대구구장에서 삼성과 넥센의 경기가 예정된 가운데 양팀 선수들이 훈련을 펼쳤다. 경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이 직접 타석에 들어서 불펜피칭을 하는 윤성환의 구위를 살펴보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31/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세밀하게 살피는 사령탑이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해당 선수에게 직접 의사를 묻곤 한다. 선두 삼성은 30일 대구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올시즌 두 번째로 4연패를 당했다. 지난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내리 4경기를 내주는 바람에 2위 넥센과의 승차가 4.5경기로 좁혀졌다.

4패 가운데 선발투수의 부진으로 패한 경기중 하나가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었다. 당시 윤성환이 선발로 나섰는데 5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고 6실점하며 무너지는 바람에 삼성은 후반 맹추격에 나섰음에도 5대6으로 패하고 말았다.

윤성환은 직구와 주무기인 커브, 슬라이더로 볼배합을 하는 투수다. 직구는 140㎞대 초반을 꾸준히 유지하는데 공끝의 움직임이 좋다는 평가. 여기에 커브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날 두산전에서는 1회부터 홈런을 허용하는 등 난타를 당했다. 제구력이 아니라 직구의 공끝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었다.

윤성환은 31일 대구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를 앞두고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윤성환은 로테이션상 오는 9월 3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등판한다. 김태한 투수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20여분간 공을 던졌다. 바로 이때 류 감독이 윤성환이 연습투구를 하는 3루 파울지역 불펜으로 다가갔다.

류 감독은 윤성환을 바라보며 "아니 공이 어떻길래 그렇게 두들겨 맞냐"고 한 뒤 윤성환이 공 한 개를 던지자 "내가 봤던 그 공이 아니야"라며 혀를 찼다. 이어 류 감독은 불펜 포수쪽으로 가더니 오른쪽 타석에 들어섰다. 윤성환의 공을 직접 보기 위함이었다. 류 감독은 배트를 들고 타격 자세를 취하며 5~6개의 공을 본 뒤 "직구가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커브는 좋은데 직구는 좀 부족하다"면서 "번트 수비훈련 때 난 투수들이 직접 공을 던지게 한다. 투구 흉내만 내는게 아니라 공을 실제 던지고 나서 수비를 들어가야 효과가 있다고 본다. 투수들이 보통 50% 정도의 힘으로 던지는데 윤성환은 그럼에도 직구의 회전이 굉장히 좋았다. 직구의 공끝이 공략하기 쉽지 않은 스타일이다. 그런데 요즘은 회전이 그만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커브에 대해서는 "원래 성환이가 커브는 좋지 않은가. 국내에서 제일 잘 던지지 않나. 천천히 떨어지는게 아니라 홈플레이트에서 빠르게 뚝 떨어지기 때문에 배트 중심에 맞히기가 쉽지 않다"고 칭찬했다.

올시즌 윤성환은 23경기에서 선발등판해 9승6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중이다. 2년 연속이자 통산 5번째 두자릿수 승수에 1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9승을 따낸 뒤 5경기에서 1패만을 당했고,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무려 9.24에 이르렀다. 3점대 평균자책점이 4점대를 훌쩍 넘어갔다. 이유는 직구의 구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류 감독의 진단이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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