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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에서 투수 스타가 왜 안나오는지 아십니까?"
올시즌 슬라이더를 새로운 무기로 장착한 류현진. 이전부터 슬라이더로 인해 체인지업의 위력이 감소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양 감독도 이에 동의표를 던졌다. 양 감독은 "현진이가 슬라이더를 던지며 팔의 각도가 올라가고 있다. 팔스윙이 변하니 이전 체인지업의 구위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류현진은 정통파 투수로 분류되지만, 완전히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오버핸드 스타일은 아니다. 체인지업을 던질 때는 팔이 쓰리쿼터 형태로 유지될 때가 잦았다.
류현진 뿐 아니다. 양 감독은 투수들의 새 구종 습득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양 감독은 "투수들이 새 구종을 실전에서 쓸 수 있도록 습득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또, 섣부른 판단이 독이 될 수도 있다"라며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나는 한 투수가 한 구종 습득에 5년의 시간을 투자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봤다"고 했다. 기존 구위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도 많았다. 양 감독은 "양현종(KIA)이 컷패스트볼을 배우다 구위를 잃은 얘기는 많이 알려졌다. 박찬호(은퇴)도 그랬다. 박찬호는 다저스 전성기 시절 직구와 파워커브로 타자를 이겼다.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 후 허리 부상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체인지업을 던지다 구위가 떨어진 경우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4개 이상의 구종을 모두 잘던지는 투수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어린 선수들이 일단 자신의 주무기를 확실히 익히고, 프로에 와 새 구종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