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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의윤, 급할수록 돌아가라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3-31 09:19



LG가 개막전 패배를 설욕했습니다. 어제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의 경기에서 LG는 14:4로 대승했습니다.

LG 김기태 감독은 4:1로 앞선 5회초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이병규(7번)의 밀어내기 볼넷과 손주인의 중전 적시타로 6:1로 벌리며 무사 만루의 기회가 계속되자 정의윤을 대타로 기용했습니다. 선발 출전한 포수 최경철을 대신한 이른 시점에서의 대타라는 점에서 모험이었습니다. 만일 대타 기용이 실패해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 경험이 많지 않은 포수 조윤준이 출전한 상황에서 두산의 거센 추격에 시달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의윤이 타점을 얻어 승부에 쐐기를 박을 것으로 기대한 대타 기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의윤은 초구를 쳐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습니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라'라는 격언도 있지만 상대 투수가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최병욱이었음을 감안하면 보다 길게 승부하며 새로운 투수에 적응하는 편이 나았습니다. 프로에서의 경험과 무사 만루의 상황을 감안하면 정의윤이 절대적으로 유리해 여유 있는 승부가 가능했습니다. 다행히 후속 타자인 권용관의 희생 플라이와 2사 후 이진영의 만루 홈런으로 승부가 갈렸지만 대타 정의윤의 범타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후 두 번의 타석에서도 정의윤에 득점권 기회가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6회초 1사 만루에서는 삼진으로 돌아섰습니다. 2-2에서 바깥쪽 완전히 빠지는 볼에 헛스윙했습니다. 방망이로 해결하겠다는 욕심이 앞섰습니다. 볼을 골라내 풀카운트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면 밀어내기 타점도 기대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8회초에는 무사 3루에서는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습니다. 무사 혹은 1사에서 3루에 주자가 있었던 세 번의 득점권 기회에서 3타수 무안타에 타점을 얻지 못한 정의윤입니다. 내야를 벗어나는 타구가 없었습니다.

정의윤은 시범경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타자였습니다. 0.429의 타율, 4홈런, 10타점, 0.893의 장타율로 4개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작년 마무리 훈련부터 오키나와 전지훈련까지 꾸준히 담금질하고 타격 자세를 바꾼 것이 당장 효과를 보는 듯했습니다.

3월 29일 정규 시즌 개막전에 선발 출전한 정의윤은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시범경기의 성과에 비하면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는 이병규(7번)에 밀려 선발 출전하지 못했고 결과도 좋지 않았습니다.

타격감은 등락이 있기 마련입니다. 시범경기에서 절정이었던 정의윤의 타격감이 다소 하향세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의윤이 조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LG 외야진이 두텁다고는 하지만 베테랑의 비율이 높아 그에게 기회가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타석에서 성급하게 타격할 필요는 없습니다.


LG는 내일부터 SK와 홈 개막전 3연전을 치릅니다. SK는 레이예스, 김광현 등 좌완 투수의 선발 등판을 준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SK의 좌완 선발 투수에 맞서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정의윤이 어떤 활약을 선보일지 궁금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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