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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시즌 2승을 눈앞에 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 징크스가 다시 나오나 싶었다. 1번 타자 에베스 카베레라와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다. 다음 타자 크리스 데놀피아에겐 우전안타를 맞았다. 바깥쪽 제구가 전혀 안 되는 모습이었다. 발 빠른 카브레라는 3루까지 내달렸고, 송구가 향하는 사이 데놀피아는 2루에 도달했다.
류현진은 3번타자 체이스 헤들리를 직구만 4개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제드 졸코를 볼넷으로 내보내 1루를 채워 1사 만루.
2회에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첫 타자 토미 메디카가 빗맞은 투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윌 베나블을 상대로 몸쪽 직구를 던지다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1,3루. 류현진은 린 리베라를 초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상대 선발투수 앤드류 캐시너의 희생번트로 2사 2,3루. 류현진은 1번타자 카브레라에게 4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바깥쪽 높은 직구 3개를 보여준 뒤, 몸쪽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져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노련한 피칭이 돋보였다.
이때부터 범타 행진이 시작됐다. 류현진은 2회부터 7회 1사까지 16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보였다. 3,4,5,6회는 퍼펙트였다.
류현진은 3회 선두타자 데놀피아를 상대로 커브를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2회까지 커브를 쓰지 않던 류현진은 타순이 한 바퀴 돌자 패턴을 바꿨다. 데놀피아는 바깥쪽 커브에 3구만에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헤들리 상대로도 초구는 커브였다. 2구째엔 체인지업으로 또다시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4번타자 졸코는 5구째 슬라이더로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잡아냈다.
4회말 선두타자 알론소는 6구 만에 삼진으로 잡아냈다. 3회 커브를 적극적으로 쓴 류현진은 좌타자 알론소 상대로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구사했고, 6구만에 바깥쪽 낮은 직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메디카는 초구에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앞 땅볼로 아웃시켰다. 다시 좌타자 =베나블과 상대한 류현진은 5구만에 3루수 앞 땅볼로을 유도하며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5회 첫 타자 리베라는 전매 특허인 바깥쪽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3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투수 캐시너는 5구만에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1번타자 카브레라는 몸쪽으로 파고 드는 85마일(약 137㎞)짜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직구와 체인지업 외에도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볼배합이 인상적이었다.
6회 데놀피아를 6구만에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낸 류현진은 헤들리와 졸코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4개의 구종을 다양하게 구사하자. 상대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했다. 헤들리 상대로는 바깥쪽 뚝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졸코는 몸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6회까지 82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알론소는 초구 슬라이더로 우익수 플라이 아웃시켰다. 메디카 상대로는 바깥쪽으로 제구가 잘 된 4개의 공이 모두 볼 판정을 받아 17타석만에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림이 없었다. 좌타자 베나블을 상대로 초구에 몸쪽 직구를 던져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했다.
7회까지 투구수는 88개.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8회말 브라이언 윌슨과 교체됐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게 되면 시즌 2승째를 거두게 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