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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기태 감독, ‘외국인 선수 불운’ 언제까지?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4-01-24 11:43


LG 김기태 감독

LG에 암운이 드리웠습니다. 외국인 투수 리즈가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인해 최소 4개월 동안 재활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검증된 리즈를 끌고 가자니 당장 시즌 중반까지 외국인 투수 한 명 없이 시즌을 치르게 됩니다. 리즈를 교체하자니 리즈만한 외국인 투수를 뽑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작년부터 LG 김기태 감독은 외국인 선수 복이 없었습니다. 2년 연속 10승 투수 주키치가 부진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주키치는 2군을 들락거리며 시즌을 보냈습니다. 대체 선수를 물색했지만 마땅한 자원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 시즌 중반 이후를 치렀습니다.

LG는 페넌트레이스 막판 삼성과의 선두 다툼에서 밀렸고 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에 1승 3패로 패퇴했습니다. 두산이 외국인 투수 올슨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핸킨스를 쏠쏠하게 활용하며 준플레이오프부터 치고 올라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것과는 뚜렷하게 대비되었습니다. 확실한 외국인 투수 1명이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던 LG의 소극적 행보였습니다.

스토브리그에서도 LG의 행보는 타 구단에 밀리는 양상입니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1명 늘어났지만 LG가 선택한 타자 조쉬 벨과 투수 리오단의 무게감은 타 팀 외국인 선수에 비해 떨어집니다. 벨은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이 0.195의 타율, 4홈런에 불과하며 리오단은 메이저리그에 올라간 적이 없습니다. 타 팀 외국인 선수들이 화려한 메이저리그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달리 벨과 리오단의 기록은 초라합니다.

한국 무대에서의 적응 여부가 메이저리그 기록에 절대적으로 좌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타 팀들이 우수한 외국인 선수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해 전력을 보강하고 있는 것과 달리 LG는 새로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에 힘입어 전력을 보강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타 팀들은 앞서가지만 LG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리고 '리즈 악재'까지 겹쳤습니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어 FA와 2차 드래프트 종료 시점만 해도 LG를 우승 후보로 꼽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명의 외국인 선수 계약과 리즈의 이탈 이후에도 LG를 우승 후보로 꼽을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고만고만한 내국인 선발 자원은 많지만 확실한 이닝 이터 외국인 투수의 존재는 불가결합니다.

김기태 감독은 2012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았을 때 5명의 주축 선수가 한꺼번에 이탈하는 불운을 경험했으나 2시즌 만에 추슬러 LG의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나 공백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육성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올해가 3년 임기의 마지막해입니다. 재계약 여부를 앞두고 '외국인 불운'이 잇따라 겹치는 LG 김기태 감독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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