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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사이드암 투수 김선규. 훈련 1주일 만에 코피 터졌다?
LG의 1차 전지훈련이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현지에 파견된 LG의 한 관계자는 숙소에서 휴지로 코를 틀어막은 투수 김선규를 보고 걱정어린 시선을 보냈다. 코피가 터지고 만 것이다. 그런데 의문이 드는 것은 이제 미국 전지훈련이 시작된지 고작 1주일이 지났다. 물론, 매일 힘든 훈련이 이어지기는 하지만 비시즌 동안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어온 선수들이기에 아직은 코피가 터질 정도로 피로를 느낄 때는 아니다.
김선규가 이렇게 죽기살기로 훈련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절친한 선배 신승현의 등장 때문이다. LG는 FA 이대형을 KIA로 떠나보내는 대신 보상선수로 신승현을 지목했다. 지난 시즌 KIA에서 괜찮은 활약을 해준 신승현이었기에 당장 1군 불펜 요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문제는 김선규도, 신승현도 똑같은 사이드암 투수라는 사실. 지난해에도 김선규의 입지는 불안했다. 이동현 정현욱 유원상 류택현 이상열 임정우 등 붙박이 불펜 투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김선규의 경우부진한 선수가 나오거나 부상병이 생길 때 1군에 오르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힘겨운 경쟁을 이어갔다.
그런데 이와중에 신승현까지 가세했다. 여기에 신정락이 선발 경쟁에서 탈락한다면 불펜으로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 경쟁에서 밀리면 1군 무대를 밟을 기회조차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김선규는 전지훈련이 시작되기 전부터 개인 훈련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트레이닝팀 체크 결과, 체중은 그대로인데 근육량은 훨씬 늘어 칭찬을 들었다. 그만큼 개인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뜻이었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건 신승현과 김선규의 관계 때문이다. 신승현은 LG행이 확정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친한 선규가 농담으로 '형 LG에 오자 말라'라고 하더라"라는 말을 전하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두 사람은 SK 시절 한솥밥을 먹으며 진한 우정을 나눴다. 신승현이 갑작스럽게 LG 유니폼을 입게 돼 서울에 올라와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왔을 때 김선규의 집에서 하루를 보냈다. 또, 가족이 살 새로운 서울집을 마련할 때까지는 신승현의 가족 전체가 김선규의 집에 머물렀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라는 후문이다. 그런데 프로선수라는 숙명 때문에 두 사람이 경쟁을 펼치게 됐다. 참, 무서운 프로의 세계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