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신인선수가 첫 해부터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경우가 드물어 졌다. 최근 몇 년 간 한국 프로야구 신인왕의 대다수가 그 해 데뷔한 선수가 아닌 3~4년차 중고 신인이었다. 요즘은 신인이 개막전 1군 엔트리에만 들어도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염종석 류현진처럼 고교를 졸업하고 프로팀에 입단해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낸 경우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일본 프로야구에서 고졸 루키 투수가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 후보로 거론돼 화제다. 지난해 재팬시리즈 우승팀인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뽑은 왼손투수 마쓰이 유키(18)가 주인공이다.
마쓰이가 개막전에 선발로 나설 경우 무려 58년 만의 고졸 루키 개막전 선발 등판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일본 프로야구에서 고졸 신인 선수가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 경우는 딱 세번 밖에 없었다.
마쓰이는 라쿠텐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다나카 마사히로의 후계자로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다. 가와사키 도코가쿠엔고 출신인 그는 고시엔대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 여름 고시엔 대회 1회전에서 이마바리니시고(에히메)를 상대로 10연속 탈삼진에 대회 최다인 22탈삼진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9km.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가 다양한데, 특히 슬라이더가 위력적이라고 한다. 직구와 공의 궤적이 비슷해 타자가 직구로 오인해 헛스윙하는 경우가 많다. 또 공의 회전이 좋아 갑자기 앞에서 꺾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라쿠텐을 비롯해 주니치 드래곤즈, 요코하마 DeNA, 소프트뱅크 호크스, 니혼햄 파이터스가 마쓰이를 지명했는데, 추첨을 통해 라쿠텐행이 결정됐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