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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테스트해 봐야죠."
타율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낮은 2할3리(349타수 71안타)에 그쳤다. 속칭 '멘도사 라인'이었다. 하지만 홈런을 15개나 때려냈다. 공동 12위이자, 신인 중 최다 홈런이었다. 한 방은 물론, 외야에서 몸을 사라지 않는 수비를 선보여 하이라이트 필름의 단골손님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FA(자유계약선수) 이종욱의 가세로 자리를 잃을 판이다. 외국인선수 에릭 테임즈도 본업은 외야다. 권희동은 박정준, 오정복 등과 함께 백업 외야수군으로 볼 수 있다.
프로로서 경쟁을 당연하다는 생각이었다. 권희동은 "이종욱 선배가 오신다고 할 때부터 준비하고 있었다"며 비시즌 훈련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비활동기간 초반 잠시 쉰 것을 빼면, 근력 운동을 하면서 일찌감치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은 체력이다. 몸만들기에 힘을 쏟은 이유다. 권희동은 "많은 걸 배우고, 많은 걸 경험했다. 1년이 너무 빨리 간 것 같다. 여름에 힘이 많이 떨어지는 게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부족했던 타율도 끌어올리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타율을 올리는 게 내 숙제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공격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겠다. 작년에 수비는 내 예상보단 훨씬 잘한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마무리훈련 때 권희동은 김광림 타격코치와 함께 약점을 집중보완했다. 김경문 감독도 권희동이 직구 하나 만큼은 탁월하게 때려낸다고 인정했지만 변화구, 그 중에서도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에 큰 약점을 보였다.
김 코치는 권희동이 마무리훈련을 거치면서 바깥쪽 공을 때려내는 법을 깨우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선구안을 기르는 동시에 약했던 코스 대처법을 익혀나가고 있기에 내년 시즌에 정확도 문제는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갑작스레 주전을 꿰찬, 행운과도 같았던 1군 데뷔 시즌. 권희동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 진정한 1군 멤버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까. 그는 "벌써부터 3월이 기다려진다"며 웃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