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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완 일색의 LG 선발진, 어떤 해결책 있을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1-19 11:03 | 최종수정 2014-01-19 11:03



우완 일색의 선발라인,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최근 LG를 지켜보는 팬들은 행복하다고 한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선발 다섯 자리를 채울 마땅한 후보들이 없어 한숨이 푹푹 나왔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 시즌 반전의 발판이 마련되더니,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무려 10명에 가까운 투수들이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해야한다. 그 10명도 단순한 머릿수 채우기가 아닌, 수준급 선수들로 꽉 채워져 있어 지켜보는 이들을 설레게 한다.

일단 외국인 에이스인 레다메스 리즈와 새로운 외국인 투수 코리 리오단, 그리고 지난해 두자릿수 승수를 따낸 류제국과 우규민은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거의 확정적이다. 결국, 남은 자리는 딱 하나인데 이 자리를 놓고 신정락 김선우 김광삼 신재웅 윤지웅 등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형종 정찬헌 이범준과 신인 임지섭 등 신예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이다.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붙여,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면 된다. 또, 그 카드가 실패하더라도 언제든지 공백을 메울 후보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진다.

문제는 찝찝함으로 남을 수 있는 딱 하나의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좌완투수가 선발로 들어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일단, 위에서 언급했던 선발 진입 유력 후보 4명은 모두 우투수다. 지난해까지는 외국인 투수 좌완 벤자민 주키치가 있었지만 새로 들어온 리오단은 우투수다.

좌완투수가 꼭 잘던지고, 상대를 애먹인다는 보장은 없지만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팀의 밸런스가 매우 중요하다. 한 팀과 3연전을 치를 때 계속해서 비슷한 유형의 투수들이 나온다면 상대 타자들의 적응이 쉬울 수 있다. 또, 유독 좌타자가 많은 팀들과의 대결에서 어려움을 겪을 게 뻔하다. 그렇다고 그런 경기에만 좌투수를 무리해 등판시키기도 힘들다. 그렇게 되면 정상적으로 돌아가던 선발 로테이션이 흔들리며 기존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을 수 있다.

그런데 현 상황을 보면 좌완투수의 선발 진입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일단, 이름값을 놓고 봤을 때 지난해 9승을 거둔 신정락과 두산에서 건너온 베테랑 김선우 등에 무게감이 쏠리는게 사실이다. 좌완 후보로는 신재웅 윤지웅 임지섭이 있는데 이 중에서는 그나마 지난 시즌 후반 선발로 제 역할을 해준 신재웅의 선발 진입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윤지웅이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신인 임지섭은 공은 좋다지만 입단 첫 해 완벽한 투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좌완투수가 있으면 분명히 좋은데, 그 선수를 넣자고 구위가 더 좋은 우완투수를 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과연, LG가 어떤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세 좌완투수 후보 중 한 선수가 스프링캠프에서 김기태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는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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