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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하지 않겠습니다."
LG는 2013 시즌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했다. 숙원을 풀었다. 당연히 선수들의 연봉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생애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투수에서는 우규민, 신정락이 억대 연봉자로 등극했고 야수에서는 손주인, 김용의, 윤요섭 등이 억대 연봉 반열에 올랐다. 각 선수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억대 연봉자가 된 기쁨을 누릴 것이다. 하지만 이중에 정말 감격스럽게 억대 연봉 반열에 오른 선수가 있다. 외야수 정의윤이다.
LG의 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도 정의윤의 존재감이 많이 연관돼있다. 당초 LG는 외국인 타자의 조건을 우타 거포로 제한했다. 뛰어난 중장거리 좌타자들은 많지만 확실하게 장타를 생산해줄 우타자가 없는 팀 사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땅한 선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스위치 타자이면서 홈런타자가 아닌 조쉬 벨을 영입했다. 만약, 우타 거포가 정말 절실했다면 모험을 하더라도 힘좋은 타자를 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LG가 벨을 최종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데는 정의윤의 성장이 한몫을 했다. 지난 시즌 풀타임을 치르며 중심타자 역할을 잘해줬기 때문에 2014 시즌에도 팀의 중심 우타자로 충분히 좋은 활약을 해줄 것을 기대한 것이다.
정의윤 본인도 이런 팀 사정을 잘알고 있다. 그래서 15일 떠나는 미국 전지훈련에서 야구에만 미쳐볼 생각이다. 정의윤은 "지난 시즌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고, 억대 연봉을 받게 됐다고 해서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며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독기를 품고 정말 열심히 훈련을 해 지난 시즌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야구는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고 해도 좌타자들로만 라인업을 구성할 수 없다. 그래서 LG에서는 정의윤이 가치가 있다. 그렇다고 야구를 못하는데 우타자라고 선택을 받을 수도 없는 현실이다. 정의윤은 실력으로, LG의 진정한 중심타자로 성장하고픈 마음이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