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타자들의 전성기는 20대 중후반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부활을 기대한다. 바로 이승엽이다. 지난 2012년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승엽은 그대로였다. 팬들의 사인 요청에 밝은 미소로 대하거나 기자들의 질문에 수줍게 답하고 10년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장난을 치는 모습은 일본 진출 이전과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30대 후반이 돼서 돌아온 그는 홈런 싸움에서 한 발치 물러나 있었다. 이승엽 복귀 첫 해 류중일 감독은 "승엽이가 일본 가기 전처럼 해달라고 할 수는 없다. 30홈런을 치면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복귀 첫 해 이승엽은 21홈런을 때렸다. 류 감독의 기대치를 정확히 만족시켰다. 하지만 지난 시즌 이승엽은 111경기에서 13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여전히 이승엽의 역할은 분명히 정해져 있다. 지금 프로야구를 주름잡고 있는 타자들은 이승엽을 '롤모델'로 삼고 중고교 시절 기량을 닦았다.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 뿐만 아니라 박병호, 최 정, 나지완 모두 이승엽을 바라보며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 지금 학생 선수들이 박병호를 보고 연습하듯 그 시절에는 이승엽이 그랬다는 이야기다. 올시즌에도 이승엽을 바라보는 선수들은 '우상'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이승엽이 이제 프로 20번째 시즌을 맞았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팬들은 즐겁지만, 그래도 홈런을 좀더 쳐주기를 바라고 있다. 역대 최고령 홈런 타자는 86년 34세의 해태 김봉연이었다. 당시 108경기에서 21홈런을 날렸다. 외국인 타자로는 지난 2005년 현대 서튼이 35세의 나이에 35홈런을 치며 홈런왕에 올랐다. 올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엔트리가 3명으로 늘어나면서 각 팀들이 타자 1명씩 영입했는데 대부분 거포들이다. SK 루크 스캇, 두산 호르헤 칸투는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으로 명성을 떨쳤던 선수들이다. 토종 타자들과의 홈런 경쟁이 벌써부터 흥미를 끈다. 여기에 이승엽이 가세한다면 흥미는 배가 될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