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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재활듀오 양현종-최희섭, 2014년 빛을 볼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1-12 13:26 | 최종수정 2014-01-12 13:26


KIA 양현종과 최희섭은 올 시즌 팀 전력의 중심 역할을 해야한다. 이들은 지난해 후반부터 부상으로 재활에 매진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8월28일 전남 함평의 KIA 챌린저스 필드에서 나란히 재활 훈련을 하고 있는 양현종(왼쪽)과 최희섭. 함평=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겨울은 인내의 계절이다. 엄혹한 추위가 지나가고 따뜻한 봄날이 오기만을 참고 또 기다려야 한다. 참다보면 분명 봄은 온다.

프로야구 KIA는 지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결과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 선수단이 몸을 웅크린 채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양현종과 최희섭은 '인내의 시간'이 남다르다. 남들보다 더 길고 힘겹다. 하지만 이 두 선수가 이런 '인내의 시간'을 얼마나 값지게 보내는 지에 2014시즌 KIA의 희망이 걸려있다.

양현종, 2013 전반기 모드의 재현

좌완선발 양현종은 너무나 아쉬운 2013시즌을 보냈다. 작년 초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컨디션과 몸상태를 만들어 낸 양현종은 시범경기 때부터 가능성을 보이더니 전반기에 드디어 잃어버렸던 제 모습을 되찾았다. 마치 2009~2010시즌의 위력을 다시 되찾은 듯 했다.

전반기에만 9승을 거둔 양현종을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1위를 질주했다. 그러나 6월28일 대구 삼성전에서 늑골 부상을 당하면서 깊은 침체기에 다시 빠져들었다. 재활과 복귀를 통해 좋았던 모습을 되찾으려했지만, 끝내 전반기에 보여줬던 위력적이과 깔끔한 구위는 살아나지 못했다. 부상의 그림자는 어둡고 진했다.

사실상 양현종은 7월부터 계속 재활 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후반기에 나올 몸상태가 아니었지만, 팀의 어려운 사정 때문에 그리고 다시 전반기의 위력을 되찾고 싶은 본인의 의지 때문에 몇 차례 등판했던 것. 결과는 역시 좋지 않았다. 결국 다시 재활군으로 내려가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제 곧 스프링캠프가 시작된다. 양현종의 몸상태는 이제 말끔해진 상황.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힘과 건강을 되찾았다. 그래서 양현종은 더욱 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눈앞에 거의 다가왔다가 사라져버린 '시즌 10승'의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팀의 에이스로 거듭나겠다는 각오. 양현종은 겨울을 결코 춥게 보내지 않았다. 매일처럼 쏟아내는 땀으로 인해 늘 후끈했기 때문이다.

빅초이, 명예회복의 마지막 도전


최희섭은 최근 몇 년간 계속 침체일로를 걸어왔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던 성적은 이후 4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물론 연봉도 마찬가지다. 2009년 이후 고과 상승 요인은 하나도 없었다.

몸도 많이 아팠고, 마음도 흔들렸다. 몸의 상처는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지만, 마음의 상처를 다스려 줄 곳은 찾기 힘들었다. 조금씩 겉돌면서 자리를 잃어나갔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했던 장타력도 사라져만 갔다.

그러나 2014시즌에는 다시 한번 명예회복에 나설 각오다. 지난해 9월말 늘 고통을 일으켰던 왼쪽 무릎을 수술한 뒤 지금껏 열심히 재활에 매진해온 최희섭이다. 함평에 마련된 KIA 챌린저스 필드에서 훈련을 진행해 온 최희섭은 이제 서서히 몸상태를 시즌 모드에 맞춰나가고 있다.

부상만 없다면 국내 타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신체조건을 갖춘 타자가 바로 최희섭이다. 좌타자라는 희소성에 더불어 커다란 덩치에도 선구안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타격의 중심축이 되는 왼쪽 무릎이 아파 그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 없었다. 게다가 뛰지 못하니 하체 힘과 체력도 떨어지면서 스윙 스피드도 동시에 느려졌다.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최희섭 스스로도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2014시즌에는 '다시 한번 뛴다'라는 각오가 크다. 무릎 상태가 크게 호전된 만큼 따뜻한 오키나와에서 체력을 쌓는다면 다시 명예회복에 도전할 수 있다. 최희섭의 부활은 KIA 전력에도 큰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과의 경쟁도 크게 기대되는 대목. 오래된 별명 '빅초이'에 어울리는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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