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미래 나성범, 우익수 전환 득과 실은?

타자 전환 후 2년, NC의 미래 나성범(25)에게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NC는 스토브리그에서 FA(자유계약선수) 이종욱과 손시헌을 데려와 센터라인을 보강했다. 올시즌 가장 큰 취약점으로 꼽혔던 수비력이 단숨에 상승할 수 있는 상황. NC로서는 최적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자리는 한정돼 있는 법. 기존 선수들의 이동은 불가피하다. 당장 이종욱과 손시헌의 포지션인 중견수와 유격수 자리는 위협을 받게 됐다. 유격수의 경우, 노진혁 이상호 등이 번갈아 맡았지만 타팀에 비해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이들은 백업 역할을 맡거나, 2루 자리에서 지석훈 이현곤 박민우 등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중견수는 NC가 팀의 미래로 점찍은 나성범의 자리였다. 하지만 나성범 역시 이종욱 가세로 포지션 변화를 받아들이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외야를 김종호-이종욱-나성범으로 구성할 생각이다. 나성범은 중견수에서 코너 외야수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유력한 건 우익수다. 송구거리가 짧은 좌익수에 비해 우익수는 좋은 어깨가 필요하다. 투수 출신인 나성범의 강한 어깨를 활용할 수 있다. 중견수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사실 나성범이 NC 입단 후 타자로 전향하면서 중견수를 맡게 된 건, 다른 포지션에 비해 빨리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외야수를 처음 하는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게 '타구 판단'이다. 하지만 타구 판단의 경우, 빠른 발로 커버가 가능하다. 발빠른 선수들이 중견수를 맡는 이유다.

나성범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성범은 "중견수 외에 다른 포지션은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코너 외야수는 스핀이 걸리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나 파울존, 펜스 수비 등을 익혀야 한다고 알고 있다"며 "어떤 포지션이든 크게 상관은 없다. 포지션이 변경되면 그에 맞춰서 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NC 코칭스태프는 나성범에게 코너 외야수 훈련을 시키진 않았다. 스프링캠프부터 차차 익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갑작스런 포지션 변경이 독이 될 수도 있다. 본인은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나성범의 공격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수비가 안 되면, 타석에서도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NC는 팀 전력의 극대화를 위해 이종욱을 선택했다. 당장 팀의 3번타자로 육성중인 나성범이 영향을 받게 됐지만, 나성범은 성장의 과정 속에 있는 선수다. 괴물 같은 적응력을 보이며 순식간에 타자로 안착한 나성범이 포지션 변경이라는 두번째 숙제를 받게 됐다.


이명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