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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한화는 지난 시즌에도 최하위에 그치며 이미지를 구겼다. 9개팀 체제에서 첫 9위의 수모를 당했다. 최근 5년 동안 4번이나 꼴찌였다. 더 이상 프로 구단으로서 이미지 손상을 용납할 수 없었던 한화는 2012년말 '승부사' 김응용 감독을 영입해 부활을 노렸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이 크게 떨어지는 팀을 김 감독도 어찌할 수 없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도 크다. 중견수 펠릭스 피에는 발빠르고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다. 공수에 걸쳐 야수진 공백을 잘 메워줄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투수 케일럽 클레이는 26세의 자라나는 유망주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마이너리그에서 7년간 선발 수업을 받았다. 지난 시즌에는 워싱턴 산하 더블A와 트리플A에서 27경기에 등판해 11승5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영입은 시간이 좀더 필요한 상황인데, '거물급'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정도의 전력 보강이라면 해볼만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조선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9개팀 감독들 가운데 4명이 올해 성적이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팀으로 한화를 꼽았다. 다른 시각으로 해석을 한다면 한화가 또다시 최하위로 처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김 감독으로서도 반드시 명예 회복을 해야 한다. 지난 83년 프로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에게 새해는 24번째 시즌이다. 그동안 10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던 김 감독이 최하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그에게 새해의 새로운 도전이란 우승이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구체적인 성과에 앞서 승부사적 기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명예 회복이다. 승부사 기질은 결국 승과 패로 표현되는 성적으로 평가를 받는다.
김 감독이 늘 "투수들이 잘해야 한다"고 밝혔듯, 한화의 올시즌 키워드는 투수진 운영이다. 외국인 선발 2명과 함께 김 감독이 유망주로 평가하는 송창현과 4년차 유창식이 좀더 성장을 해준다면 선발진은 그런대로 꾸려갈 수 있다. 문제는 불펜인데 군에서 제대한 안영명과 윤규진의 가세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는 계속해서 송창식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연말연시를 맞아 김 감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주도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 지난 10~11월 마무리 훈련을 했던 그곳이다. 김 감독에게는 약속의 땅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선수들도 보강됐으니 어떻게든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용병들이 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다른 팀들과 달리 한화는 선수층이 엷어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김 감독은 "다른 것은 필요없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한화는 1월15일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것으로 2014시즌을 활짝 열어젖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