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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김기태 "안전한 플레이 NO" 이구동성 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7-17 21:45 | 최종수정 2013-07-18 07:42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프로야구 롯데와 LG가 경기를 펼쳤다. LG 오지환이 11회 2사 2루에서 롯데 김사율을 상대로 우중월 투런포를 날렸다. 덕아웃에 들어오며 김기태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오지환.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7.16

"안전 지향 야구는 절대 안된다."

LG와 롯데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양팀의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LG가 이번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45승31패를 기록하게 됐다. 6연승 신바람이다. 전체 2위의 성적인 동시에 선두 삼성을 반경기차로 추격하게 됐다. 반면, 롯데는 5연패를 당하며 37승2무35패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양팀의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치열하게 흘러왔던 전반기를 결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만족할 만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친 LG 김기태 감독. 김 감독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선수단 전체가 잘해줬다"며 "구단의 지원과 격려, 그리고 팬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고 총평했다. 전반기 투-타 MVP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김 감독은 끝까지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내가 한 역할을 따지면 선수단 내에서 가장 마지막일 것"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김 감독은 LG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우리 가족(선수단을 가족이라 지칭) 사이에 신뢰가 가장 중요했다.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서로 믿고 똘똘 뭉치며 어려움을 헤쳐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후반기 고비가 또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전반기를 통해 선수들이 이 고비를 헤쳐나갈 힘을 얻었다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김시진 감독 역시 힘겨웠던 지난 3개월 반의 시간을 돌이켰다.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가 많은, 그래서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롯데 감독직을 맡은 후 전반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물론, 6
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삼성과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에 9대2로 이기며 승리투수가 된 롯데 유먼이 김시진 감독과 발을 맞추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7.03.
위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성적에서는 김기태 감독에 비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순위가 6위일 뿐이지 상위팀들과의 승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희망적인 상황이다. 오히려, 시즌 개막 전 FA 전력 유출로 어려운 시즌을 맞을 것이라고 평가하던 전문가들의 시선을 생각하면 선방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겠다.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잘 된 부분을 꼽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최근 방망이가 바닥을 치고 있다. 불펜도 상황이 좋지 않은데 앞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기 불펜을 든든하게 지켜준 김승회와 김성배가 잘해줬다. 정대현도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고, 강영식이나 김사율 중 한 명 정도만 올라와줘도 불펜은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눈길을 끈 건 두 감독이 공통된 내용을 선수단에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안전한 야구를 하지 말라"였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 중 모험을 할 때도 있어야 한다. 안전한 플레이만 고집하면 결국 고비를 못넘긴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작전을 내면 선수들이 자신감있게 수행을 하며 되는데 실패를 두려워해 사인을 다시 요구한다거나 움츠러 들면 그걸로 그 작전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었다. 이어 "감독이 실수를 두려워해 작전을 많이 내지 못한다면 선수가 크지 못한다. 감독은 욕을 먹으라고 있는 자리"라며 선수들의 적극적인 플레이를 주문했다. 실제 LG 선수들은 예년과 달리 이번 시즌 적극적인 작전 수행으로 여러차례 극적인 승부를 만들어낸 바 있다.

김시진 감독 역시 비슷한 어조였다. 김 감독은 "우리 팀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다. 뻥뻥 쳐주는 타자들이 많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우리는 승리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선수들에게 한 베이스 더 출루하기 위해 뛰고, 몸을 날리라고 주문하지만 아직까지는 선수들이 안전한 플레이를 하려고만 한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런 과정에서 나오는 실책들은 괜찮다. 물론, 집중하지 못해 발생하는 본헤드 플레이는 직업 선수라면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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