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응용 감독에 대한 믿음 때문일까, 아니면 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서일까.
경기중에는 듣기에 민망한 욕설이 쏟아지기도 하고, 페트병이 그라운드 안에 날아들기도 한다. 관전 문화가 예전보다 많이 성숙해졌다고 하지만, 응원하는 팀이 연패에 빠지면 소극적인 팬은 발길을 돌리고, 열성 팬은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한다. 응원팀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크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어느 정도 수준의 야유는 관중 문화의 일부로 이해해줘야 한다. 한 메이저리그의 방송 해설가는 그랬다. "수백만 달러를 받는 부자들을 거부들을 대놓고 욕할 수 있는 데가 야구장 말고 또 있냐"고.
16일 NC 다이노스전에는 유성구민 400~50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구단에 따르면 따로 마련한 이벤트가 아니라고 한다.
|
김성한 수석코치는 "팀이 이렇게 안 좋은데도 팬들이 열심히 응원을 해주니 몸둘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김 수석코치는 시즌 초반이지만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성원을 보내주는 팬 문화가 조금 낯설다고 했다.
요즘 가장 곤욕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는 게 김응용 감독일 것이다. 그러나 김 감독도 팬들의 질책 때문에 어려움이 겪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얼마전부터 김 감독은 경기 후에 대전구장 중앙 출입구가 아닌 다른 통로를 통해 경기장을 빠져 나간다고 한다.
김 감독은 "몇 차례 중앙 출입구를 이용해 주차장으로 갔는데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더라. 팀이 부진해 면목이 없는데 오히려 격려를 해줘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성적부진이 계속돼도 대전팬들은 지금처럼 변함없이 따듯한 성원을 보내줄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