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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3연전은 특별한 의미에서 흥미로운 매치였다.
하지만 몇몇 사령탑들은 "쉬는 팀도 유리하지만, 쉴 팀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모든 투수력을 쏟아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의 경우 지난 주중 KIA와 경기를 했다. 두산과의 3연전 이후 4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KIA는 매 경기 선발 2명씩을 대기시키며 휴식의 강점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
롯데는 4일을 쉰 뒤 두산과 맞대결을 하는 상황. 반면 두산은 롯데와의 3연전 이후 4일 휴식을 갖는다.
때문에 쉰 팀(롯데)이 더 유리한 지, 쉴 팀(두산)이 더 유리한 지에 대한 흥미로운 관계가 성립하는 3연전.
물론 야구는 녹록치 않다. 단지 스케줄만으로 유, 불리를 말할 수 없다. 각 팀의 객관적인 전력과 분위기, 그리고 실전에서의 집중력 등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때문에 3연전만으로는 쉴 팀과 쉬는 팀의 유, 불리를 계산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확실히 경기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12일 1차전 경기 직전 두산 김진욱 감독은 "4일을 쉰 팀이 더 유리하다. 선발진의 힘이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휴식을 취하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기를 치르지 않기 때문에 타격감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특히 타격 사이클이 좋은 팀의 경우에는 4일의 휴식이 흐름을 끊는 강력한 요인이 된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렇게 큰 영향은 없다. 휴식동안 타격감을 살리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타자의 경우에도 체력적인 부담을 없애면서 더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좋은 타격감이라면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그렇게 크지 않다는 의미.
확실히 롯데는 투수진 운용에 여유가 있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1차전 직전 "선발 송승준을 다음 주중 3연전에도 등판시킬 지에 대해서 고민이다. 그렇게 되면 5선발을 쓸 수가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1~3차전 동안 송승준, 옥스프링, 유먼이 차례로 등판했다. 송승준은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패스트볼에 힘이 있었다. 옥스프링과 유먼은 좋지 않았지만, 체력적인 부담의 문제는 아니었다.
반면 두산은 선발 투수진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게릿 올슨과 김상현, 그리고 노경은이 등판했다. 김진욱 감독은 "4일 휴식이 있기 때문에 니퍼트를 중간예 쓸 수 있긴 하다. 선발투수는 통상적으로 4~5일을 쉬는 동안 불펜투구를 한다. 그 불펜투구를 실전에 등판해 짧은 이닝을 소화할 순 있다. 단, 그 투수가 원할 때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특유의 리듬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의미.
반면 2차전은 일찍 승부가 갈렸다. 그런데 두산은 1차전 12회 연장혈투의 여파로 쓸만한 불펜투수가 없었다. 두산에게 일찍 승부가 갈린 것은 행운이었다. 2차전에서 두산이 투입할 수 있는 불펜의 여력은 없었다. 반면 롯데는 연투가 가능한 선수들이 충분히 있었다. 휴식의 이점이다.
타격에서는 쉰 팀(롯데)이 불리할 수 있다. 감각의 문제다. 1차전에서 롯데는 7개의 안타를 쳤다. 두산은 10개였다. 2차전은 롯데가 12개의 안타를 터뜨렸다. 두산은 단 6개이 안타를 쳤다. 하지만 타격의 힘은 스케줄과 상관없이 두산이 객관적으로 더 강하다. 따라서 휴식일이 롯데의 타격감에 부작용을 미치진 않았다. 득점권 타율이 부진했지만, 이것은 올해 롯데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