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투 스텝(two step)'만 더 내딛으면 된다. KIA 에이스 윤석민이 컴백을 위한 단계를 빠르고 순조롭게 밟아나가고 있다. 완전 복귀까지 거치는 준비단계를 '3-스텝'으로 구분하면 이제 남은 건 두 단계다. 두 차례의 힘찬 스텝만 밟으면 윤석민의 위용을 1군 경기에서 볼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날 불펜 피칭 이후 다시 어깨 근육이 묵직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윤석민은 공을 또 잠시 손에서 놨다. 결국 윤석민은 덕아웃이 아닌 재활군에서 팀의 시즌 초 선전을 지켜봐야 했다. 에이스로서는 속이 상할 일이다.
그러나 선 감독은 그런 윤석민에게 "결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지난 시즌 주전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크게 고생했던 선 감독은 "이제 시즌 초반인데,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그러다 다치는 게 더 손해다"라며 에이스의 마음을 다독였다. 초반에 다소 힘들더라도 어떻게든 다른 선수들의 힘으로 버텨내면 후에 건강한 에이스가 돌아왔을 때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윤석민은 차분히 몸상태를 끌어올려왔다. 이제 그 재활의 여정에 끝이 보인다. 1군 복귀까지 두 차례 관문만 남은 것이다. 원래 윤석민이 1군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마지막으로 총 네 단계를 거쳐야 했다. 두 차례의 불펜 피칭과 또 차례의 2군 선발 등판이었다.
그런데 이 단계가 마지막에 세 단계로 줄어들었다. 1차 불펜피칭을 한 뒤 어깨 상태가 충분히 좋다고 확인된 덕분에 두 번째 불펜 피칭은 건너 뛴 것이다. 윤석민은 지난 12일 제1차 불펜 피칭에서 총 82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 갯수에서 윤석민의 어깨가 다시 건강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을 던지고 난 뒤의 상태다. 다행히 여기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충분히 어깨 상태가 양호하다는 판단아래 윤석민은 14일로 예정돼 있던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생략하고 곧바로 2군 경기에 나서기로 했다.
말하자면 2단계를 뛰어넘어 바로 3단계로 돌입한 것이다. 16일 강진구장에서 넥센 2군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윤석민은 한 차례 더 2군 경기에 선발 등판한 뒤 1군에 돌아온다. 5일 로테이션 간격이 유지된다면 26~27일경 복귀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