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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데뷔 후 첫 홈런은 꼭 제가 칠거라고 다짐했죠."
올시즌 초반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가 넥센 이성열이 아닐까. 이성열은 3일까지 4경기에서 4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4일 목동 LG전에서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4할(20타수 8안타)로 떨어졌지만 타점이 8개다. 무서운 페이스다.
이성열에게 염 감독은 은인과도 같다. 2010 시즌 두산 소속으로 24홈런을 때린 이성열은 지난 시즌 중간에 넥센으로이적했다. 최근 2년간 내리막을 걸었던 그에게 염 감독은 "너에게 지명타자 자리를 주겠다"며 스프링캠프 때부터 무한신뢰를 보냈다. 이성열은 "나도 감독님께 뜻깊은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 감독님 데뷔 후 첫 홈런은 꼭 내가 치자고 다짐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이성열은 지난달 3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개막전에서 팀의 시즌 첫 홈런을 때렸다. 이번 한 번 뿐이 아니다. 스프링캠프가 차려졌던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렸던 NC와의 첫 연습경기 때도 이성열은 첫 홈런을 날렸다. 2일 열린 LG와의 홈 개막전에서도 이성열은 목동구장 시즌 첫 대포를 쏘아올렸다.
이성열은 홈런을 친 뒤 염 감독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성열은 이에 대해 "개막전에서 홈런이 나와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하이파이브를 하려는데, 감정이 격해져 나도 모르게 그런 세리머니를 했다"며 "감독님께 할 수 있는 최고의 감사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물론 강도 조절은 필수다. 경기에서 이기는 순간이거나 극적인 홈런일 경우에는 조금 세게, 팀이 지고 있을 때는 분위기상 살짝 염 감독의 가슴을 터치한다고 한다.
이성열은 초반 활약에 대해 "이제 나도 프로 11년차다. 한 타석, 한 타석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며 타석에서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시즌을 준비하며 무조건 강도높은 훈련에만 신경썼는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휴식에 큰 중점을 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목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