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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우승 바라보는 SUN, 신인 기용 적극적인 이유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4-02 12:33 | 최종수정 2013-04-02 12:33



"신인을 세 명 정도는 넣어야 되는데 말이야."

KIA 선동열 감독이 시범경기 도중 던진 한 마디. 선 감독은 그의 말대로 개막 엔트리에 세 명의 신인을 넣었다. 투수 임준섭과 박준표, 내야수 고영우가 그 주인공이다. 선 감독은 일찌감치 우승을 목표로 내건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험 없는 신인 기용은 독이 될 수도 있다.

선 감독은 지난해 박지훈이라는 걸출한 불펜투수를 발굴한 바 있다. 박지훈은 50경기서 3승2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순수 신인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이었다. 박지훈과 함께 중간계투로 활약한 사이드암 홍성민은 보상선수로 롯데로 이적했다. 이외에도 신인 내야수 윤완주 황정립 등이 1군 무대를 밟았다.

올해도 그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김주찬 영입과 부상자들의 복귀로 막강해진 타선엔 빈틈이 없어졌다. 5라운드 전체 44순위로 입단한 내야수 고영우는 대주자나 대수비로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두 명의 신인투수에겐 중요한 역할이 부여될 수 있다. 일단 좌완 임준섭은 시즌 초반 공백이 불가피한 윤석민 대신 선발투수로 투입된다. 이미 시범경기 3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3.38로 합격점을 받았다.

임준섭은 엄밀히 말하면 순수 신인은 아니다. 개성고-경성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입단했다. 1라운드 지명자 박지훈과 함께 억대 계약금(1억1000만원)을 받았다. 그만큼 기대주였다. 하지만 입단과 함께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을 통째로 날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가이드북에도 신인선수로 분류돼 있다.


시범경기서 호성적을 보인 KIA의 새로운 좌완투수 임준섭. 사진제공=KIA타이거즈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마무리훈련 때 처음 공을 던졌다. 선 감독은 대번에 임준섭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그리고 전지훈련 내내 집중적으로 임준섭을 체크했다. 시즌 초반 윤석민의 대체요원으로 선발진에 있다 윤석민 복귀 후엔 롱릴리프로 나설 전망. 시즌 도중 선발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을 때 투입된 1순위 후보기도 하다.

사이드암스로 박준표의 경우 뒤늦게 발굴한 케이스다. 중앙고-동강대를 졸업하고 올해 7라운드 전체 62순위로 입단했다. 순번에서 나타나듯, 입단부터 기대를 모은 자원은 아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빠졌다. 하지만 중국에서 진행된 2군 전지훈련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선 감독은 중국 전훈을 마친 박준표를 2차 전훈이 한창이던 오키나와로 불러들였다. 상대 타자에게 정면으로 승부하는 배짱이 돋보였다. 시범경기서도 구위는 좋았다. 5경기서 4⅓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일찌감치 베테랑 유동훈과 함께 옆구리투수에게 할당된 두 자리 중 한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홍성민이 해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당장의 성적을 내야 하는 감독은 더욱 그렇다. 일부 지도자들은 이름값에 의존한 선수기용으로 가까운 미래를 잃기도 한다.

KIA는 올시즌 우승이 목표다. 현재 전력으론 당연히 목표가 'V11'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 감독은 신인선수 육성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한 2군'을 외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 감독의 선택을 받은 신인선수들, 과연 호랑이군단의 우승 주역이 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0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 NC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KIA 박준표.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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