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드디어 공개 류현진, 현지 언론 "오른손잡이 맞냐"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2-20 07:17



"오히려 너무 여유 있는 것 아닌가?"

LA타임즈의 딜런 에르난데스 기자가 류현진에게 질문을 던졌다. 류현진은 "그게 항상 하던 방식"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통역의 말을 전해 들은 현지 취재진은 잠시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질문이 쏟아졌다.

류현진이 첫 라이브피칭을 소화했다. 20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진행중인 LA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

라이브피칭은 타자를 세워두고 실전처럼 공을 던지는 것을 말한다. 타자는 서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배팅에 나선다. 아직 타자들의 훈련이 얼마 진행되지 않아 많은 공을 지켜보긴 했지만, 마운드에서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최적화된 훈련이다.

한때 "담배를 끊는 게 어떻겠나"라며 '조크'를 던졌던 현지 취재진도 류현진의 손끝에 시선을 모았다. 좀처럼 그라운드 취재를 하지 않던 이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배팅케이지 뒤에 늘어섰다.

취재진 뿐만이 아니었다. 돈 매팅리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는 물론, 다저스의 살아있는 전설 샌디 쿠팩스까지 류현진의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평소 모습 그대로였다. 당당하게 자기 공을 뿌렸다.

훈련이 모두 종료된 뒤 라커룸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현지 취재진은 이전과 달리 다저스 홍보팀에게 류현진이 어딨는지를 묻고, 인터뷰 자리를 주선해주길 요청했다. 평소 찾아볼 수 없던 관심이었다.

류현진은 "지난번 불펜피칭 때도 그렇고, 지켜보는 눈이 많았는데 긴장을 하나도 안 하더라"라는 질문을 받았다. 류현진의 '쿨'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답변이 나왔다. 그는 "그게 항상 하던 방식인데?"라며 웃어보였다.


2013년 대망의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맹훈련 중인 류현진이 실전피칭을 시작했다. 류현진이 20일 오전(한국시간) LA다저스의 스프링캠프인 애리조나의 카멜백 랜치 글렌데일 구장에서 샌디 쿠팩스 인스트럭터, 허니컷 투수코치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전피칭을 하고 있다.
류현진은 오는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 첫 등판한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잭 그레인키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2이닝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2.20/

현지 취재진은 류현진이 정말 오른손잡이가 맞냐며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류현진은 야구를 시작한 10살 때 아버지가 사온 왼손잡이용 글러브를 받아든 뒤 좌완투수가 됐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오른손으로는 못 던지냐"는 질문에는 가까운 거리만 겨우 던진다고 답했다.

밥을 먹고, 탁구를 치고. 심지어 타격도 오른쪽으로 하는 그가 왼손으로 그런 공을 던진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할 만 했다. 류현진은 "처음부터 왼손으로 던져서 익숙해진 것 같다. 자연스레 그렇게 던졌다"며 어리둥절해했다.

관심은 아버지 류재천씨로 옮겨갔다. 아버지가 야구 선수였냐는 등의 질문이 계속 됐다. 류현진은 "아버지는 럭비를 하셨다. 야구는 왼손잡이가 유리하다며 그 글러브를 사주셨다"고 말했다. 3월에 아버지가 온다는 소식까지 전한 뒤에야 가족에 대한 질문이 끝났을 정도였다. 소소한 것까지 다 물어볼 정도로 현지 취재진의 관심은 뜨거웠다.

류현진은 팀 적응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선수들과 친해지는 게 제일 재밌다"고 했다. 추신수가 '선수들과 무조건 빨리 친해지고, 잘 어울려라'라고 한 조언도 소개했다. 류현진은 목표를 묻는 취재진의 마지막 질문에 "여기 왔으니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당당히 답했다.

어이없는 담배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현지 취재진은 류현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그저 한국에서 온 선수 정도로만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그 시선이 바뀌어가고 있다. 그들도 'LA 몬스터'가 보여줄 괴력을 기대하고 있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013년 대망의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맹훈련 중인 류현진이 실전피칭을 시작했다. 류현진이 20일 오전(한국시간) LA다저스의 스프링캠프인 애리조나의 카멜백 랜치 글렌데일 구장에서 샌디 쿠팩스 인스트럭터, 허니컷 투수코치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전피칭을 하고 있다.
류현진은 오는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 첫 등판한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잭 그레인키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2이닝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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